詩 가 있는 그곳

하루

백련암 2008. 7. 18. 17:33

하루

오늘의 하루는 어제로 부터 온 하루도 아니며
내일로 가기 위한 하루도 아니다.

강심에서 피어오르는 안개가 햇볕 속으로 사라지듯이
하루는 홀로 와서 홀로 사라진다.

붙잡을 수도 머무를 수도 없는 하루는
허공에 달빛이 뜰을 쓸어도 자취가 없듯이
나에게도 너에게도 흔적이 없다.

부질없는 생각에 생각을 더하니
오늘 있고 내일이 있고
나에 하루가 있고 너에 하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자취 없는 하루를 살아야 한다.
종적이 묘연한 하루는 영원에 닿아있다.
영원이 하루이며 하루가 영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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