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보았다 꽃밭을 정리하다 촉촉히 젖은 땅위에 떡잎 두개 반짝이며 돋아난 새싹 지난해 이 자리에 무엇이 뿌리내려 살다가 떠났는지 알 수 없었다 분꽃일까? 코스모스일까?
한참을 들여다 보아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새싹 일 주일 이 주일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새싹들은 소근대며 날 쳐다본다
찬바람 불어 땅이 얼고 나뭇가지가 소리내 울던 겨울을 어떻게 견뎌냈는지 생명이 살다간 곳에 새 생명을 남기는 것이 대견스럽고 신기하였다 빨리 이름이 불려지길 기다린다 엊그제 온 봄비가 몹시 고맙다 이좁은 곳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가려진 곳 까지 비 뿌려 잠자던 씨앗의 눈 튀워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