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禪家龜鑑)
22. 수행자가 옷과 음식을 대하는 태도
<본문>
아, 불자여,
그대의 한 그룻의 밥과 한 벌의 옷이
곧 농부의 피요, 직녀들의 땀이다.
도의 눈(道眼)이 밝지 못하고서야
어떻게 사용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말하기를
"털을 쓰고 뿔을 이고 있는 것이 무엇인 줄 아는가?
그것은 오늘날 신도들이 주는 것을
공부도 하지 않고 거저먹는 그런 무리들의
미래상이다."라고 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배가 고프지 않아도 먹고,
춥지 않아도 더 입으니 무슨 마음일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눈앞의 쾌락이 훗날 괴로움이 됨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수행자는 음식을 먹을 때
독약을 먹는 것같이 두려워하고,
신도에게 보시를 받을 때에는
화살을 받는 것과 같이 두려워하라"고 한 것이다.
두터운 대접과 달콤한 말을
수행자는 두려워해야 한다.
- 서산대사 휴정(西山大師 休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