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시바 장로
제주도 약천사 노천 부처님
마하가마에 있는 티싸 대정사(大精舍)에 마하시바라는 장로가 있었는데,
많은 제자들에게 삼장(三藏)을 가르치고 그 뜻도 새겨주는 훌륭한 스승이었다.
그의 지도를 받아서 대단히 많은 비구들이 성위(聖位) 에 도달했다.
이들 중 한 비구는 진리를 완전히 통찰한 데서 일어나는 큰 기쁨을 맛보았다.
그러자 이런 생각이 일어났다. `우리 스승님도 이런 즐거움을 누리고 계실까?'
이 문제에 마음을 모아 관해 보니 마하시바 장로는 아직 범부에 머물러 있었다.
그는 생각했다.
`옳지. 이렇게 하면 노장에게 절박한 마음을 일으킬 수 있겠군!'
그는 자신의 거처에서 나와 장로를 찾아갔다.
예를 차려 인사를 올리고는 자리에 앉았다. 장로가 물었다.
"웬일이요? 탁발승이여."
"스님, 짬을 내주시면 법을 조금 배울까 해서 왔습니다."
"벗이여, 배우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따로이 시간을 낼 수가 없소."
하루 낮과 밤을 꼬박 기다려도 틈이 나지 않자 그는 장로에게 말했다.
"이처럼 시간이 안나서야 돌아가실 때는 어떻게 시간을 내시겠습니까?"
그러자 장로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배우러 온 것이 아니구나. 나에게 절박감을 일깨워 주려고 왔구나.'
그 비구가 말했다.
"스님, 장로비구시라면 적어도 저의 정도는 되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는 스승에게 예를 드린 후 싸파이어처럼 짙푸른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사라져갔다.
그가 떠나간 후로 장로는 절박감에 가득 차게 되었다.
낮 설법과 저녁 설법을 마친 후 발우와 가사를 챙겨놓고 새벽 설법을 하였다.
그런 다음 발우와 가사를 가지고, 길을 떠나는 다른 비구와 같이 절을 나왔다.
그는 탁발승의 열 세 가지 숲속 고행(苦行) 을 하기로 작정했다.
그는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삐죽 튀어나온 바위아래를 거처로 정했다.
토굴을 마련하면서 그는 침대와 의자를 포기했다.
마음속으로 굳은 서원으로 세웠다.
`성위(聖位)에 오르기 전에는 내 맹세코 침상에 침구를 펴지 않으리라.'
그리고는 경행을 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내가 성과(聖果)를 얻어야지! 오늘은 내가 성과를 얻어야지!' 하면서
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동안 어느 새 자자일(自恣日)이 다가왔다.
자자일이 가까워 지자,
`범부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어야지, 청정해서 자자일을 축복해야지.'
어떻게나 애를 썼던지 아주 파김치가 될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도(道)도 과(果) 도 다 이루지 못한 채 자자일을 넘기고 말자 그는 생각했다.
참으로 어렵구나.' 주로 서 있거나 경행하기를 위주로 정진하기 무려 30년이 되도록
계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대 자자행사가 진행되고 있을 동안 그는 둥근 보름달을 쳐다보면서
생각했다.
`어느 쪽이 더 청정한가? 저 둥근달인가, 아니면 나의 계행(戒行 )인가?'
그는 생각했다.
`달표면에는 토끼의 상이 있다. 그러나 비구계를 받은 이후 오늘 이 순간까지
나에게는 어떤 오점도 때도 없었다.'
그러자 희열과 기쁨이 충만해졌다.
그의 지혜가 이미 성숙해 있었기 때문에
그는 희열을 누르고 아라한의 자리에 도달하면서
동시에 네 가지 분석지(分析智)마저 성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