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인연

맑음 물. 맑은 마음

백련암 2008. 3. 24. 14:52

 

맑음 물. 맑은 마음   

 부처님을 찾아온 바라문이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어떤때는 정신이 맑아
사소한 사리판단도 명확한 길이 보이는데
때로는 웬지 머리 속이 혼미해져
이상한 결정을 내립니다.
이게 무슨까닭임니까?

"바라문이여.
여기에 물이 가득 담긴 그릇이 있다고 하자,
만일 그물이 붉게
혹은 푸르게 물들어 있다면
네 얼굴이 그대로 비춰지지 않을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도
갖가지 탐욕에 물들어 있을때는
그 어느것도 있는 그대로
비춰지지 않는법이다.

 또한 그 물이 열을 받아 끓고 있다면

네 얼굴이 그대로 비춰지지 않을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도

노여움에 휩싸여 있을때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 수가 없는것이다.

 또한 물 위에 이끼나 풀이 떠있다면

거기에 아무리 얼굴을

비추고자 해도 그대로 비춰지지 않을것이다.

이처럼 사람의 마음도

어리석음이나 의심으로 가리워져 있으면

본래의 모습을 볼 수가 없느니라.

 그와 반대로 그 물이 물들어 있지도,

끓고 있지도 않고,

이끼나 풀로 가리워져 있지도 않은

맑은 물이라면

언제라도 그 물에

네 본래의 모습을 비춰볼수 있지.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음도

탐욕에 물들어 있지 않고,

노여움에 끓고 있지 않고,

어리석음과 의심으로 가리워져 있지 않다면

세상 그 무엇이라도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