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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갈게요

백련암 2008. 3. 25. 01:11

 

걸어서 갈게요

 

어느 봄날, 연못가에서

병아리가 울고 있었습니다.

 

오리가 병아리를 위로하며

시범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헤엄을 쳐서

엄마에게 가 보렴."

 

다음엔 토끼가 나타나서

거들었습니다.

"나처럼 뛰어서 가 보렴."

 

꿀벌은 또 웅 하고 날아 보였습니다.

 

 

그러나 뛸 수도, 날 수도,

헤엄도 칠 수 없는

병아리였습니다.

 

낙심을 한 병아리는

탄식의 외마디 소리를 지릅니다.

 

건너편의 어미닭은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아가야, 왜 그러니?"

 

"나, 엄마한테 가고 싶어서..."

 

"아가야, 연못 둘레를 천천히 걸어서 오려므나."

 

맹난자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