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암 2008. 5. 5. 15:56

*처음 그것*

 

옛날 어느 나라에서는 혼기를 앞둔 딸을 교육할 때

 바구니를 들려 옥수수 밭으로 들여 보낸다고 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옥수수를 따오면,

 아주 마음에 드는 훌륭한 신랑감을 골라 줄 것"

 이라고 약속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딸들은 대개 빈 바구니를 들고 밭을 걸어 나온다고 합니다.

 처음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골랐으나

 "조금 더 가면 더 좋은 것이 있겠지" 하고

 자꾸 앞으로만 나가다가

 결국은 밭이랑이 끝나 빈손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멀고 긴 인생의 행로에서 내가 선택할 것이 많으나

 참으로 내 것인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처음 내 것이라고 생각한 그것이 소중한 것입니다.

 

_풍경소리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