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법보신문
***무상하고 괴롭도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상을 등지고 살면서 수행하거나
깨달음을 추구하는 가르침이 아닙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경험하고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올바른 견해와 끊임없는 노력으로 삶과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자유의 세계를 증득하는 것입니다.
세상사가 복잡하고 힘들고 어려울수록,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정확하게 배우고 올바르게 수행하며,
모든 중생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입니다.
[무상게(無常偈)]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대천세계도 무너지고 수미산도 무너지고 큰 바다
도 말라 없어지는데 우리의 육신이 어찌 늙음과 병듦
과 죽음과 우비고뇌(憂悲苦惱)를 벗어날 수 있겠는가
[...大天俱壞 須彌巨海 磨滅無餘 何況此身 生老病死
憂悲苦惱 能與遠違]"
우주만물이 항상(恒常) 하지 않고 변화해가듯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도 쉬지 않고 변화해 가는 존재
인 것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해 갈
것인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갈 것인가 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의지, 즉 의도에 의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이해하고, 바른 안목으로
어떤 수행이 스스로를 행복한 존재로 살아가게 하는
것인가, 불행을 초래하도록 하는 것인가를 바로 알아
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의
길흉화복을 신비적인 외적 존재가 결정해주는 것이
아닌 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특히 초기경전을 읽다보면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주 일깨워주신 말씀들이 우리의 가슴에 간절하게
와닿습니다.
태어남도 고통이요, 늙음도 고통이요, 병들음도 고통
이요, 죽음도 고통이며, 슬픔과 통곡, 육체적 아픔,
절망과 좌절들 또한 고통이며, 싫어하는 것과 만남도
고통이며, 좋아하는 것과 헤어지는 것도 고통이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고통입니다.
짧게 말해서 다섯 가지 모임[오온(五蘊)]의 집착
자체가 고통이니 그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질
[몸(色)]에 대한 집착이요, 비물질[느낌(受)]에 대한
집착이며, 관념[상(想)]에 대한 집착이요, 생각의 구
성[행(行)]에 대한 집착이며, 인식[마음, 식(識)]에
대한 집착입니다.
초기 경전 속에는 부처님께서 살아 계실 때, 제자들
로 하여금 이와 같은 다섯 가지 모임의 집착에 대한
자연적 성품을 바르게 깨닫게 하기 위하여 매우 자주
일깨워 주셨던 다음과 같은 말씀들이 있습니다.
"물질인 몸[色]도 무상한 것이요, 비물질인 느낌[受]
도 무상한 것이며, 관념[想]도 무상한 것이요, 생각
의 구성[行]도 무상한 것이며, 마음인 인식[識]도
무상한 것이다.
물질인 몸[色]은 자아가 없으며, 비물질인 느낌[受]
도 자아가 없으며, 관념[想]에도 자아가 없으며, 생
각의 구성[行]에도 자아가 없으며, 인식[識]에도 자
아는 없는 것! 일체의 모든 현상은 항상 하지 않고
허망한 것이며[諸行無常], 일체의 모든 법마저도 자
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諸法無我]
우리 모두에게는 태어남과 늙음과 죽음, 그리고 슬픔
과 통곡, 육체적 고통과 비탄, 탄식과 절망 그리고
압도적인 모든 고통이 항상 존재하는 것은 결정적인
사실이다. 더군다나 이 엄청난 고통은 항상 우리들
앞에서 기다리고 있음을 지혜롭게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게속하여 늙음에 쫓기고 있으며 이를 저항할
자는 아무도 없다. 우리는 계속하여 질병에 쫓기고
있으며 이를 저항할 자는 아무도 없다. 우리는 계속
하여 죽음에 쫓기고 있으며 이를 저항할 자는 아무도
없다. 우리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버리고 가진 물건
들을 뒤에 남겨놓고 떠나야 하는 처지에 있다.
이것은 우리가 지은 업(業)의 법이기 때문이며,
우리가 업을 만들었으며, 업의 상속자이며, 업을 발생
시킨 곳이며, 업의 집착과 업의 길을 만들었기 때문인
것이다."
"일체 중생들은 죽음을 면치 못하고 이 세상은 생명의
죽음으로 끝이되 자신의 익혀진 행동과 공덕과 악행의
결과를 자신이 받는다. 악한 행(惡行)을 행한 이는
지옥에 태어나고, 공덕행(功德行)을 행한 이는 행복한
곳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착한 업을 쌓아
자신의 미래를 닦아 나아가야 한다. 선업의 공덕이 기
본이 되어서 중생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수명과 생명의 체온, 의식이 이 몸을 떠나버리고, 이
몸이 버려져 누워있을 때, 썩은 나무토막보다도 소용
이 없다. 목동들이 소 떼들을 채찍으로 몰고 목장안
으로 들어가듯, 늙음과 죽음이 모든 중생들의 생명을
몰아간다. 이 몸[色]의 현상은 한 조각 거품이요,
느낌[受]은 하나의 물방울 같으며, 관념[想]은 한
조각의 아지랑이 같고, 생각의 구성[行]은 파초나무
같으며, 인식[識]은 마치 요술의 환상과 같다. 이것이
여래의 가르침이다. 이 한 길을 따르라."
"너 자신이 스스로 노력을 하여라."
"일체의 형상은 변하여 영원하지 않나니
그가 지혜의 눈으로 이같이 본다면
그는 고통의 현실에서 깨어날 것이니
이것은 오직 청정의 도에 이르는 길이다.
일체의 생명은 고통이 있나니
그가 지혜의 눈으로 이같이 본다면
그는 고통의 현실에서 깨어날 것이니
이것은 오직 청정한 도에 이르는 길이다.
일체의 법에도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 것
그가 지혜의 눈으로 이같이 본다면
그는 고통의 현실에서 깨어날 것이니
이것은 오직 청정한 도에 이르는 길이다."
인용문이 좀 길었습니다만 불자라면 꼭 새겨야할 가르
침입니다. 이처럼 부처님께서는 고통의 현실을 지혜롭게
바로 알고, 그것에 따르는 알맞은 수행을 하여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셨습니다.
나는 위에 인용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읽을 때마다 모골
이 송연해지면서 감동의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부처님
을 직접 뵙고 법문을 들으며, 부처님의 일깨워 주심을
전해 받았던 당시 스님들의 복력에 부러움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 이 시대에라도 부처님
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음을 다행하고 감사하게 생각하
며 부처님의 제자로 살아가고자 합니다.
-월간 [법공양] 7월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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