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과 영혼의 말씀

무주상보시

백련암 2008. 8. 16. 22:35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


  백은 선사께서 어느 추운 겨울 날,
  큰 절의 초청을 받아 법문을 해 주시고
  돌아 오는 중이었는데,
  길 가에 헐벗고 남루한
  옷차림의 문둥병 환자가 떨고 있었다.

  그 순간 하도 불쌍하고 보기에 딱하여
  자신이 입고 있던 누더기를
  벗어서 그에게 입혀 주었다.
  그러나 문둥이는
  이렇다 저렇다 하는
  아무런 한 마디의 말이 없었다.

  그래서 선사는 그에게 말했다.
  "이 사람아!
  남의 신세를 짓고 도움을 받았으면
  고맙다는 인사나
  무슨 표정이라도 지을 일이지
  어찌 그러한가?" 하였다.

  그러자 그 문둥이가 말하길.
  “여보시오 대사!
  내가 옷을 입어 주었으니,
  문둥이님!
  보시를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말이나 아니면 표정이라도
  좀 지어야 하지 않겠소.”
  하며 도리어 야단을 치는 것이었다.

  이 순간 백은 선사는
  그만 땅바닥에 엎드려 큰 절을 올리면서
  “아직도 소승의 수행이 모자라
  성현을 몰라 뵈었습니다.
  거룩한 깨우침에 감사드립니다.” 하며
  고개를 들고 일어나 보니,
  문둥이는 온데간데 없고
  아름다운 연꽃
  한 송이가 그 자리에 피어 있었다.

  그제서야 백은 선사는
  그 문둥이가
  바로 문수보살이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한 번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에
  대한 참뜻을 깨달았다고 한다.

    *법륜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