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및 꽃의전설

충남 부여 쌀 바위 유래 =미암사

백련암 2009. 11. 11. 00:40

충남 부여 쌀 바위 미암사

미암사 쌀 바위 측면의 모습

미암사 쌀 바위 정면 모습

충남 부여 쌀 바위 유래= 미암사 

관세음보살 가피로 하루 필요한 쌀 나와


충남 부여군 내산면 저동리 21-5번지에 위치한 미암사(米岩寺). 계향산 중턱에 위치한 이 사찰에는 유난히 크고 흰 차돌바위가

서 있어 예로부터 신비의 대상이 되어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모양이 다양해 ‘부처바위’ ‘촛대바위’ ‘음경석’ 등으로 불렸으나

 ‘쌀 바위 설화’가 회자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쌀 바위’로 부른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71호로 등록돼 있는 이 바위에는 예로부터 사찰 창건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백제시대 침류왕 때다.

저동리 마을에 사는 한 할머니가 대를 이을 손자를 얻기 위해 뒷산에 위치한 큰 바위에 가서 기도를 올렸다.

할머니가 찾는 바위는 마치 부처님 모습을 한 커다란 흰 바위였다.

 

산림이 무성한 여름철이나 눈이 수북이 쌓인 겨울을 가리지 않았다.

매일 매일 바위를 찾은 할머니는 일념기도를 하며 늦게 장가를 든 아들이 대를 이를 손자를 보게 해 달라고 빌었다.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하루 양의 쌀이 나왔다는 미암사 쌀바위. 바로 위에 일심(一心)이라는 글씨가 있다.

넉넉하지 않는 살림이라 할머니의 공양물은 늘 부실했다. 몇 마지기의 땅에서 나오는 소출은 목에 풀칠하기도 빠듯했다.

더구나 매일 이 곳에 와서 기도를 했던 터라 공양물을 가지고 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할머니의 기도는 일념(一念)으로 계속됐다. 매일 새벽 일찍 부처바위에 올라와서 기도를 한 뒤에는 매일 남 돕는 일을

하며 선업(善業)을 쌓았다. 그렇지 못할 때는 며느리에게 따뜻한 말이라도 건네며 자신의 발원을 성취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여느 때와 같이 새벽 일찍 일어나 부처바위로 향했다.

그날따라 할머니는 며칠 동안 제대로 먹지 못해 기운이 빠져 있었다. “아이고 힘들구나. 오늘은 좀 쉬었다가 기도를 해야겠어.”

 

지친 다리를 바위 아래서 쭉 뻗은 할머니는 피로가 심해 그 자리에 눕게 되었다. 잠이 들어 버린 할머니는 꿈을 꾸었다.

번쩍이는 보관을 쓴 관세음보살님이 나타났다.

“보살님, 집안 형편도 좋지 않는데 몇 년 째 이곳에 와서 공양물을 올려주니 너무 고마워요. 나는 보살님의 정성 덕분에 이렇게

 좋은 공양을 받는데 베풀어 줄 것이 없어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엎드려 머리를 조아렸다. “아이고, 관세음보살님. 제 기도를 들어주시려고 이렇게  오셨군요.

제발 저희 집안에 대를 이를 손자만 점지해 주시면 됩니다.”

 

대 이을 손자 얻고 양식 얻은 할머니 욕심내어 구멍 넓혔다가 피 쏟아지자

참회하고 도량 건립…‘米岩寺’로 명명

그러자 관세음보살님이 대답했다. “내 보살님의 원을 들어 드리리다. 그러자면 잘 먹어야 되니 오늘부터 내가 하라는 대로 하세

요.”  “그러고 말구요. 하라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겠으니 말씀만 해 주세요.”

관세음보살은 할머니에게 구체적으로 방법을 일러주었다. “이 바위 중간을 잘 살펴보면 일심(一心)이라는 글귀가 있을 것입니다.

그 아래를 보면 조그마한 구멍이 있을 것이오. 내가 호리병에서 쌀 세 톨을 그 곳에 심어 놓을 터이니 매일 이곳에 와서 기도를

하세요. 그러면 할머니 한 가족이 먹을 양식이 나올 것이니 그것을 드시고 기력들을 회복하면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입니다.”

 

꿈에서 깨어난 할머니는 얼떨떨했다. 하도 꿈이 생생해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여느 때와 같이 마음을

추스르고 간절한 마음으로 평소에 하던 기도를 올렸다.

 

“부처님, 저의 소원은 우리 가정이 대를 이를 자식을 얻는 것입니다.”

그때였다. 바위 중앙 틈에서 뭔가 스르륵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기도를 하던 할머니는 잠시 기도를 멈추었다.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눈을 뜬 할머니는 바위를 자세하게 살펴보았다. “그래. 관세음보살님이 일심이라는 글자가 있다고 했는데….”

 

그리고는 고개를 들어보았다. 순간 바위아래 구멍에서 몇 홉의 쌀이 아래로 떨어지는 게 아닌가?

깜짝 놀란 할머니는 뒤로 추춤거리며 물러났다.

“어, 어떻게 바위에서 쌀이 나오지?”

할머니는 꿈이 현실로 다가오자 혼란스러웠다. “이건 필시 도깨비의 장난일거야.”  하지만 귀한 쌀이 나오자 그것을 치마폭에

담아 집으로 가져왔다.

 

아침준비를 하려는 며느리는 깜짝 놀랐다. “어머님, 저희 집에 쌀 한 톨 없어 아침을 어떻게 준비할까하고 걱정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 마음을 알고 이렇게 쌀을 가지고 오신 거예요?  쌀 구하기도 무척 어려웠을 텐데….”

할머니는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대충 사건을 얼버무렸다.

 “내가 기도를 하러 가는데 먼 친척 되시는 분이 우리 사정을 알고 이렇게 쌀을 주지 뭐냐. 부담 갖지 말고 어서 밥해서 아비랑

   같이 먹자.”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다음날 새벽이 다가왔다. 할머니는 무척 긴장됐다. “정말 오늘도 관세음보살님이 쌀을 주실

까?” 목욕재계를 하고 흰 바위가 있는 기도처로 향한 할머니는 정성을 들여 절을 하며 발원을 세웠다.

기도가 끝날 무렵이 되자 전날같이 몇 움큼의 쌀이 쏟아져 나왔다. “정말, 관세음보살님이 내 소원을 들어주시나 보다.”


매일 흰 바위에서 기도를 올린 할머니는 일정량의 양식을 구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가정에 웃음꽃이 피어나더니 마침내 원하

던 손자를 얻을 수 있었다.

 

손자를 얻은 후에도 할머니는 매일 바위에 와서 기도를 하며 가정의 안녕을 기원했다.  그때마다 바위에서는 일정한 양의

흰 쌀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할머니 한명 뿐이었다.

“정말 신기한 일이야. 내 기도를 들어주신 관세음보살님이 이곳에 분명히 계시는 것 같아.” 이렇게 몇 년이 흘러갔다.

아무 걱정 없는 생활을 하던 할머니가 엉뚱한 생각을 했다. “저 바위 구멍이 좀 더 크면 혹시 쌀이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 할머니는 다음날 새벽 부엌으로 가서 부지깽이를 들고 흰 바위로 올라갔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지금까지 주신 쌀로 잘 살았는데요. 좀 더 많은 쌀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한 뒤 할머니는 쌀이 나오는 구멍을 더 크게 만들었다. 그러자 구멍에서는 이상한 핏물이 흘러나왔다.

쌀도 더 나오지 않았다.

 

깜짝 놀란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후회하며 땅을 쳤다.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잘못했습니다. 저의 쓸데없는 욕심이 화를 부르고 말았습니다.”

그 길로 집에 돌아온 할머니는 이 사연을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 말하고 흰 바위에 부처님 도량을 지어 미암사(米岩寺)라고 불렀다.


현재 이곳에는 부처님 몸속법당이 세워져 나쁜 업을 소멸하고자 하는 기도객이 줄을 잇고 있다.

또한 쌀 바위에서는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사실이 입증돼 건강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부여=여태동 기자 ,   *이시영 충남지사장

◇ 찾아가는 길

1) 서울에서 갈 때는 경부 고속도로글 거쳐 천안-논산 간 민자고속도로를 탄다.

    서 논산 나들목에서 나와 부여 쪽으로 들어온다. 다시 보령 방향으로 16km쯤 들어와 구룡천을 따라

    40번 국도로 4km정도 올라가다 왼쪽으로 보이는 사찰 이정표를 따라 올라오면 된다.

2) 대중교통은 부여로 와서 외산행 버스를 타고 미암사에 내린다.

    30분 간격이고 소요시간은 15분. (041)832-1189

◇ 참고 및 도움

<부여군지>, 미암사 안내판, 미암사 홈페이지, 미암사 주지 만청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