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암 2012. 2. 22. 22:05

 

 

= 봄날 =

노란 아기 봄볕이
옹지종기 돌담에 기대어 졸고
서둘러 채송화랑 봉숭아
꽃씨 뿌려야 하는데

분주한 삶에 쫓겨
마음만 간절하니
어린 누이 고사리 손이
그립기만 하네

뒤꼍 밭두렁 냉이
한 철이라 뽐내는데
꼬까 고무신 아가들은
어디에서 들꽃 기억 더듬을까?

보리 향기 연풍이
잊혀가는 이야기 불러내
빛바랜 사진첩을 뒤지는
봄은 그대로 옛날인데

세월은 고목을 이루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