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 있는 그곳

분수 / 이형기

백련암 2012. 7. 9. 20:08

 

익산 국화축제때

분수

너는 언제나 한 순간에 전부를 산다.

그리고 또
일시에 전부가 부서져 버린다.

부서짐이 곧 삶의 전부인
너는 모순의 물보라

그 속엔 하늘을 건너는 다리
무지개가 서 있다.

그러나 너는 꿈에 취하지 않는다.

열띠지도 않는다.

서늘하게 깨어 있는
천 개 만 개의 눈빛을 반짝이면서

다만 허무를 꽃 피운다.
오 분수, 냉담한 정열!


시 / 이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