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음도
망심을 버리고 진리를 취 함이여
취하고 버리는 마음이 거짓이 되네
공부하는 이는 이 이치를 모르고 수행하나니
도적놈을 잘못 알아 내 아들이라 하는구나

영산회상도<통도사. 보물 제 1353호>
마음밭 짓밟고 공덕을 없애는 것은
이 모두가 심의 때문이니
그러므로 선문에서는 마음의 본질 깨달아
무경지견력 속으로 즉시 들어가네

신중탱<경국사>
대장부여 지혜의 검을 뽑았으니
반야의 칼날 위에 금강의 불길이라
외도의 마음 꺽어질 뿐 아니라
벽 사이로 드는 마귀바람 마저 베어 버리네

아미타 후불도<장곡사>
우레소리 울림이여 진리의 북소리여
온 누리 자비의 구름덮여 단 빗줄기 뿌리네
큰 발길 딛는 곳마다 봄기운 감도나니
저 들판 꽃무리를 봉우리 열리네

104위 신중도<해인사>
하나의 경지에 모든 경지가 다 있으니
모습도 아니다 마음도 아니다 짓거리도 아님이여
손가락 한 번 튕김에 모든 문이 열리네
순식간에 지옥의 업마저 사라지네
말의 사태 이 숫자는 뿌리 없는 것
이 마음의 빛 가운데 어이 견디리

감로도<관룡사>
욕할 수 도 없고 추켜 올릴 길마저 끊어짐이여
본질은 허공 같아 끝간데를 모르겠네
이 자리 이대로 언제나 비치건만
찾아보면 알 것이네 아무것도 없다는 걸

칠성도
가질 수도 없고 버리지도 못함이여
얻을 수 없고 그 가운데 얻은 도리네
침묵에서 말하고 말 가운데 침묵이여
큰 문이 열리매 옹색함이 전혀 없네.

독성도<통도사>
그대 무엇을 얻었는가 묻는 다면
마하반야 저 함이라 귀뜸하리
잘 못됐다 잘됐다에 그대들은 취하나니
역행과 순행은 神마저 모르네
오랜 날 옛적부터 갈고 닦은 그 결과라
허튼 수작 빈말 쏟아 그대 속임 아니네.

산신도<망월사>
진리의 깃발 흩날리며 이 이치를 세움이여
스승의 밝고 밝은 가르침이라
가섭의 그 등불 시발로 하여
스물여덟 등불이 차례로 불 밝혔네.

지장보살<통도사>
불빛은 흘러흘러 중국에 들어와서
보리달마 그 어른이 첫 불을 밝힌 이래
여섯 대에 전해 옴은 온 천하가 아는 바라
이후로 그 등불 밝힌 이들 헤아릴 수 없네.

화엄법회도 <통도사. 보물제 1352호>
진실로 세우지 않음에 거짓 본래 없음이여
있다 없다 다 보냄에 공 아닌 공이네
이제 그 어디에도 걸림이 없음이여
깨달음의 성품은 본래 한가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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