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혜(戒定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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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들에게는 안, 이, 비, 설, 신, 의라고 하는 육근이 있어,
온갖 번뇌와 망상과 시시비비가 생겨나고 그에 따라 공연한 분별심이
일어나는 것이니 이를 어찌 할 것인가?
이 육근이 요구하고 가고자 하는 바 이끄는 대로 이끌려 가게 된다면
부처님 되고자 하는 본연의 길과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것은 당연지사다.
어찌 육근의 시종이 되고서 성불의 대도를 이룰 수 있겠는가?
계는 이 육근에서 비롯된 온갖 부정한 욕망과 번뇌 망상, 삿된 분별심을
엄히 단속하는 채찍과도 같은 것으로 가히 불심을 보호하는 울타리요
담이라 할 것이다.
계를 지킴으로 하여 안정을 얻게 되며 번뇌와 망상이 구름 걷히듯 소멸한다.
정은 경거와 요동이 없는 평온정착한 마음상태를 가리키는 가르침이다.
마음에서 잡된 물결이 고요히 잠들고 식랑의 거친 파도가 침식되어버린
상태야말로 부처님의 얼굴을 볼 수 있는 정담한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정은 참된 사고와 참구의 기본이다.
산란한 마음에서 어찌 바른 사고작용과 몰두가 행하여질 수가 있겠는가?
모든 과학과 문학적 유산이 곧 정에서 가능했던 것임을 알아야 한다.
혜는 슬기로움을 의미한다.
계를 준수하여 고요함의 울타리를 두르고 그 속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어 밝고
자유로운 사유를 행하고 그로부터 지혜 즉, 참된 슬기가 생겨나는 것이며
비로소 부처님의 절대 자유하고 평등무애한 세계로 나아가는
바른 방편을 얻게 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고산스님
『가장행복한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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