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모르게 남을 도우라-성철스님***
-가르침과 실천에서 철저했던 '그 스님에 그 신도'
스님은 성전암에 있는 동안에 결제와 해제 앞 뒤로 일 년에
네 번은 문을 열어 신도들을 위하여 기도 법회를 열고는 하였습니다.
어느 때에 파계사 큰절 법당이 비가 새어서 주지스님이 걱정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스님은 기도 법회에 온 아는 보살님에게
일렀습니다.
"큰절 법당이 비가 샌다고 하니 보살이 불사를 하지.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어. 절대 큰절 주지 스님에게는
누가 불사를 하는지 모르게 해야 돼.
시자가 심부름을 해 줄 터이니 보살이 돈 들고 직접 나서지는 말어."
그렇게 해서 그 보살은 남 모르게 큰법당 불사를 하였습니다.
그 뒤에 성전암에 기도하러 오는 길에 불사가 잘 되었나 하는
마음에서 큰절에 들렀습니다. 보살은 새로 고친 법당에 올라
108 참회의 절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참 절을 하고 있는데
웬 스님이 들어오더니만, "웬 보살이 스님 허락도 없이 큰법당에
들어와 멋대로 절을 하느냐"고 큰소리로 호령하며 꾸짖더니
그만 보살을 내쫓고 말았습니다. 그 보살은 그 길로 성전암에
올라와서 성철스님에게 말했습니다.
"큰스님, 정말 오늘 제 마음이 한량없이 기쁘고 깨끗합니다.
큰절 법당에서 허락없이 절한다고 쫓겨났습니다. 그 스님이 제가
불사 시주를 한 사람인 줄 알았으면 잘 대접한다고 얼마나 법석을
떨었겠습니까? 오늘 대접받고 올라오는 것보다 박대받고 올라오는
이 걸음이 얼마나 가볍고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참 불사지."
성철스님의 한마디였습니다. 참으로 '그 스님에 그 신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출처-성철넷...행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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