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및 꽃의전설

연꽃이 된 관세음보살

백련암 2008. 4. 11. 21:17

 

 

 연꽃이 된 관세음보살

 

소 중에서도 특이하게 우황(牛黃)을 지닌 소가 있듯이,

사람 중에서도 특이하게 인황(人黃)이라는 것을 지닌 이가 있습니다.

이 인황은 우황보다 더 약효가 뛰어나서 불치병을 치료하는 효험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수백 년 전,
남쪽나라 월남국의 왕은 인황을 먹어야만 살 수 있는 불치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인황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왕은 월남의 오지에까지 사람들을 파견하여 인황을 찾고자 하였지만, 인황을 가진 사람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마침내 왕은 곡마단을 조직하여 각국을 돌면서
인황이 있는 자를 찾아 잡아오도록 하였습니다.

중국 * 일본 등을 별 성과없이 유람한 월남의 곡마단들이 우리나라 남해안에 이르렀을 때,

동래부사의 몸 속에 그토록 귀한 인황이 들어 있다는 것을 소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곡마단은 한동안 동래에서 놀라운 묘기를 부리다가,

어느 날 진수성찬 을 마련하여 동래 부사를 초청하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동래 부사는 기쁘게 초대에 응하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멋진 묘기를 감상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쁜 여인들이 권하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먹다가 많이 취하여 골아떨어졌습니다.

문득 속이 뒤틀리고 머리가 빠개지는 듯이 아파눈을 뜨고 보니, 밖은 망경창파라 배가 육지를 떠난 지도 이미 오래였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이오?"
그제서야 월남인들은 그를 납치한 까닭을 일러주었습니다.

뒤늦게 수 만 리 타국으로 납치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래 부사는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타국의 왕을 위해 산 채로 내 배를 갈라야 하다니... 안된다.
절대로 안된다.'
평소 집안에 관세음보살상을 모셔 놓고 즐겨 예배를 드렸던 그는
순간적으로 관세음보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관세음보살님! 이렇듯 억울한 일이 또 어디에 있습니까?

제발 목숨을 구해 주시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동래 부사는 밤낮없이 관세음보살을 불렀습니다.

오직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시간이 흐르는 것도 잊은 채 열심히 부르다가,

문득 바다로 눈 길을 돌리니 큰 연꽃 한 송이가 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이것저것 가릴 것도 없이 바다에 뛰어내려 그 위에 올라탔습니다.

그리고 계속 관세음보살을 부르다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런데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그는 어느새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있고, 자신의 방에 모셔 두었던
관세음보살님의 몸은 바닷물에 흠뻑 젖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