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교훈이있는 글

틀니 (TV동화 행복한 세상 책에서)

백련암 2012. 9. 6. 15:49

 

 

 

 


 

틀니 (TV동화 행복한 세상 책에서)

 

한 지방도시의 기차역 대합실 식당으로 한쌍의 노부부가 서로를 부축하며 들었다.

식당 안에는 3명 정도의 손님이 있었고 두 노인은 자리에 않았습니다.

짊어진 보따리며 수수한 옷 차림에 산골에서 갓 올라온 듯 보이는 부부였습니다.

부부는 앉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 자, 임자도 어여 앉어."

"어이구, 허리야."

"애비가 마중 나오댔쥬?"

"아 그렇다니까. 요리 올껴."

도란도란 얘기 하며 자릴 잡은 부부는 김밥 한 줄과 국물을 주문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지만 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를 마주보며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만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김밥 한 줄과 김나는 국물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천천히 김밥을 먹기 시작했고,

할머니는 김밥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뜨거운 국물만 호호 불어가며 마시고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눈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았습니다.

 

할아버지를 쳐다보는 할머니의 얼굴은 더 없이 행복한 표정이었습니다.

얼마쯤 지나자 할아버지가  김밥 접시를 할머니 쪽으로

밀어 놓고는 틀니를 뽑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냅킨으로 틀니를 깨끗이 닦아서 아내에게 건네 주었습니다.

 

할머니는 그 틀니를 받아자신의 입속에 자연스럽게 끼웠습니다.

그리고는 남은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할머니가 김밥을 먹는 동안 할아버지도 아이처럼 천진한 눈길로

할머니를 바라보았습니다.

비록 서로 하나씩의 틀니를 가질 만큼 넉넉한 생활은 못되지만

부부의 사랑은 세상 그 어떤 청춘커풀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깊고 짙고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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