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교훈이있는 글

비움

백련암 2012. 10. 2. 11:51

 



=비움 =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이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 보면서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무게만큼 싣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비워 버리는구나" 하고
그 지혜에 감탄했었다.

그렇지 않고 욕심대로 받아들이면
마침내 잎이 찢기거나 줄기가 꺾이고 말 것이다.
세상 사는 이치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 법정스님 잠언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