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과 영혼의 말씀

원수가 쏘는 화살은 피하기 쉬우나...

백련암 2008. 1. 25. 21:53

 

예산 수덕사 대웅전

 

원수가 쏘는 화살은 피하기 쉬우나


은혜를 베푼

사람이 찌르는 창은 막기 어려우며,

고난 중의 함정은 피하기 쉬우나
즐거운 때의 함정은 벗어나기 어렵다.

원수는 나를 해치려고 하므로
원수의 화살이 날아오지 않을지
재앙의 기미를

항상 신중히 살피게 됩니다.
그러므로

원수의 화살은 피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은혜 속에 감춰진
재앙의

기미는 얼른 눈치채기 어렵기 때문에

방어하기 어렵습니다.

원수 옆에 활이 있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은혜 속에 창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이겠습니까?

예컨대 주인이 노비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것은 종으로 하여금
충성과 근면을 다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노비가 은혜에 감동하여 충성과 근면을 다하면
부지불식간에 자유의 인권을 잃게 됩니다.

이것은 주인의 은혜 속에
인권을 빼앗는 창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장군이 병사에게 큰 상을 내리는 것은
병사로 하여금 죽음을 무릅쓰고
용맹을 다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병사가 은혜를 갚기 위해
자신의 행복과 권리를 희생하는 것은
장군의 은혜 가운데
생명을 빼앗는 무기가 들어 있는 것입니다.

또한 남의 은총을 독차지할 때는
다른 사람의 시기와 질투를 입어
뜻밖의 참화를 당하기 쉽습니다.

이와 같은 화가 모두 은혜 속에 숨어있지만
이것을 깨닫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은혜 속의 무기는 막기 어려운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함정은 피하기 쉬우나
쾌락의 함정은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곤궁함과 구속의 고통은
다 사람을 괴롭게 하는 함정과 같은 것이지만,

사람이 항상 조심하고 피해
그와 같은 재앙의 함정을 피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부귀공명과 술,
여색의 쾌락을 즐기는 사람은 한때의
욕망에 빠져 부귀공명 속에
시기와 다툼을 일으키는 함정이 있고,

술과 여색이 있는 곳에는
몸을 망치는 함정이 있음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점차 깊이 빠져 들어가
재앙과 해악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남의 은총을 탐내지 말아야 하고
쾌락이 있는 곳에서 항상 근신해야 합니다.

[출처-- 한용운님의 채근담 강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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