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설거사 사부시 |
이 가을에 한편의 시를 읽는다. 부설(浮雪)거사의 사부시(四浮詩)다. 이 시는 우리네 삶의 실상을 보여주고 한 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주는 깊고 넓고 높은 법문이다.
특히 불가에게는 왜 불교를 공부해야 하는지, 수행의 구경목표는 어디에 있는지를 일러준다.
부설거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태어났다고 하나, 그 생몰연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어려서 출가하여 수행하다 뒤에 거사가 되었다.
그 사연은 이러하다. 그 신도의 딸이 나면서부터 벙어리였는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말문을 열게 됐다. 그 딸은 자신의 말문을 트게 해준 부설스님을 사모하여 자살을 기도하면서까지 그와 살기를 원했다. 부설이 승려신분임을 내세워 거절했으나 끝내는 그 딸을 거둬들여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민족문화백과사전) 시의 내용은 이렇다. 금은과 옥백 보물 산 같이 쌓였어도 죽음에 다달아서 내 한몸만 홀로 가니 이것도 생각하면 허망할사 뜬일 일세’ (妻子眷屬이 森如竹하고 金銀玉帛이 積似邱라도 臨終에 獨自孤魂逝하니 思量也是虛浮浮로다) 벼슬이 조금 높자 머리털은 희어지네 명부(冥府)의 염라왕이 금어관대(金魚冠帶) 두려워하랴 이것도 생각하니 허망할사 뜬 일일세’ (朝朝役役紅塵路하여 爵位高 已白頭로다. 閻王은 不金魚라 思量也是虛浮浮로다) 천편시문장으로 만호후를 비웃어도 다생에 너다나다 잘난 자랑 길러올 뿐 이것도 생각하니 허망할사 뜬 일일세’ (錦心繡口風雷舌하며 千首詩輕萬戶候라도 增長多生人我本이라 思量也是虛浮浮로다) 하늘꽃 떨어지고 돌사람이 끄덕여도 번뇌를 못 끊으면 생사고(生死苦)를 못 면하리 이것도 생각하면 허망할사 뜬 일일세’ (假使說法을 如雲雨하여 感得天花石點頭라도 乾慧는 未能免生死라 思量也是虛浮浮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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