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기도로 목소리가 좋아진 법교스님
중국 진나라 때 하북(河北) 땅에 살았던 법교(法橋) 스님은 어려서부터 독경(讀經)하기를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성대가 매우 작고 이상하여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음성이 좋지 않은 것을 개탄하다가, 하루는 제자들을 불러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은 현세에서 사람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신다고 하니,
지금부터 나는 지극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님께 기도할 생각이다.
만약 내가 아무런 감응이 없이 죽는다면 전생에 지은 죄업이 너무 깊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죽기를 각오하고 기도하면 틀림없이 그 죄업도 녹아들 것이요.
내생에 새 몸을 받으면 보다 좋은 목소리를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
이토록 비장한 뜻을 세운 법교스님은 그날부터 식음을 전폐하고 오로지 한마음으로
관세음보살님께 기원했습니다.
3일이 지나자 스님의 몸은 매우 수척해졌고, 얼굴은 핏기하나 없이 헬쓱해졌습니다.
몹시 걱정을 한 제자들은 단식을 중지하고 기도할 것을 청하였습니다.
"스님, 이미 타고난 음성을 어찌할 수 있겠습니까?
몸을 아껴 불도를 행하셔야 할 스님께서 어찌 이토록 무모한 기도를 하십니까?"
"아니다. 나의 뜻은 변함이 없다. 진정으로 나를 위한다면 제발 나를 어지럽히지 말라."
5일이 지나자 기운이 완전히 탈진되어 겨우 숨을 쉴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법교스님은 두 손을 모아 힘겹게 예배하기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7일째 되는 날 아침, 목구멍 속이 탁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스님은 기도를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이제 감응을 얻었다. 물을 가져오너라."
스님은 제자들이 떠온 물에 세수를 하고 소리내어 게송을 읊었습니다.
과연 스님의 음성은 변해 있었습니다.
그 음성은 2,30리 밖에까지 우렁차게 울려퍼졌고,
사람들은 그 음성의 주인공을 찾아 절로 모여들었습니다.
그로부터 법교스님은 평소의 소원대로 많은 경전을 밤낮없이 독송하였으며,
스님의 독경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모두 환희심을 일으키고 발심을 했습니다.
또한 90여 세의 나이로 입적한 그날까지,
남의 심금을 울리는 법교스님의 거룩하고 우렁찬 음성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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