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및 꽃의전설

혜인스님의 1백만배 기도 <제주도 약천사>

백련암 2008. 4. 13. 21:27

 

 해인사

 

해인사 법보전 비로자나 부처님

 

혜인스님의 1백만배 기도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군 복무를 마친 혜인스님은 용맹정진을 결심하고 해인사 장경각(藏經閣)에서 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에 3천배를 하였는데,  무릎에 물집이 생겼다가 피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어느 날 양말을 벗다가 발가락 위쪽으로 염주 같은 것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자세히 보니 다섯 발가락에 박힌 굳은살 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릎을 보니 딱딱하고 반질반질한 것이 꼭 밤톨같이 붙어 있었습니다.

송곳으로 찔러도 아프지 않았으므로 완전히 굳은살처럼 되어 '괜찮겠지' 하고 있었는데,

절을 하다가 간혹 그곳이 콱 찌르는 것같이 아파서 앞으로고꾸라지곤 하였습니다. 

쓰러져서 만져 보니 껍데기는 딱딱한데  속에서 찔꺽찔꺽한 피고름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죽기 아니면 살기로 계속했습니다.

 

그런데 제일 곤란한 것은 코피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아래로 엎드리면서 절을 하는데 코피가 줄줄 흐르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어집니다.

하는 수 없이 장경각 옆문에 기대어 고개를 젖히고 한참 있다가, 그치면 또 시작하곤 하였습니다. 

이렇게 3천배를 하기를 한두 달 하다 보니 힘이 별로 들지 않더라는 것 입니다. 

그래서 4천배로 올려서 하는데,  처음 며칠간은 힘이 들었으나  또 얼마간 계속하니까 4천배도 별로 힘이 안들더라는 것입니다. 

 

'힘 안들면 기도가 아니지. 힘이 들어야 기도지.'  이렇게 생각하고 혜인스님은 다시 5천배로 올렸습니다.

5천배로 올리고나니 하루가 빡빡하게 되어  다른 시간을 전혀 낼 수가 없었습니다.

5천배 를 딱 마치고 돌아가서 씻고 나면  겨우 공양시간에 참석할 수 있었으니,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없고 다른 것을 쳐다볼 새도 없어진 것입니다.


그렇게 날마다 5천배씩을 하다 보니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놀라운
힘이 생겼습니다.

말도 못하게 추운 한겨울날,  장경각으로 신도들이 찾아와서 법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추운 장경각에 앉아 신도들은 벌벌 떨고 난리 가 났는데, 

혜인스님은 추운 것을 느끼기는커녕, 어디서 그렇게 말이 줄줄줄 나오는지 끝없이 법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백만배를 다 마치고 나자 원력(願力)을 세우면 안되는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불사(佛事)도 하고 법문도 많이 하였으며,  지금도 제주도 약천사(藥泉寺)를 창건하고

리나라에서 가장 큰 법당을 짓고 있습니다.

 

그것도 종단에서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혜인스님개인의 힘으로 하고 있습니다.

오직 지극한 신심으로 고통을 모두 잊고 백만배를 한 그 힘이 바탕이 되어 이러한 큰 불사를  성취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기도를 하는 이라면 고통스러운 고비를 한번은 넘겨야
기도성취에 가까이 다가서게 되고, 

참선을 하는 이라면 밥 먹는 것도 잠자는 것 도 잊는 경지에 들어서야 득력(得力)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노력없이 '내가 기도를 했으니까 설마 부처님의 영검이 있겠지'  하는 것은 요행수를 바라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극한 신심으로 일체를 망각했을 때, 진정한 도력(道力)이 길러지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