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 있는 그곳

불혹의 추석 = 천상병

백련암 2009. 4. 24. 21:42

 

불혹의 추석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자는 무식 이라고

노자께서는 말햇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른체

나는 너무 덤볏고,

시끄러 웠다.


혼자만의 추석이

오늘만은 아니건만은,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잔.

빈촌 막바지 대포집,

찌그러진 상위 에 놓고,

어버이 제사를 지넨다.


다 지네고

음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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