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 있는 그곳

편지 = 천상병

백련암 2009. 4. 24. 12:50
편지

점심을 얻어 먹고 배부른 내가
배고팠던 나에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도 더러 있었던 일.
그다지 섭섭하진 않겠지?

때론 호사로운 적도 없지 않았다.
그걸 잊지 말아 주기 바란다.

내일을 믿다가
이십년!

배부른 내가
그걸 잊을까 걱정이 되어서

나는
자네한테 편지를 쓴다네.

'詩 가 있는 그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혹의 추석 = 천상병  (0) 2009.04.24
새 = 천상병  (0) 2009.04.24
주막에서 * 천상병  (0) 2009.04.24
나의 가난은 = 천상병  (0) 2009.04.24
푸른 것만이 아니다 = 천상병  (0) 200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