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지/ 진묵대사의 일화모음제 5장
열다섯번째 이야기
대사의 임종이 가까워지자
대중들을 모아놓고 후사를 당부하던 중 게송을 읊었다.
하늘을 이불 삼아
땅을 자리로 삼으며
산을 베개로 삼네.
달과 촛불과 구름으로 병풍을 삼고
바다를 술로 삼았지.
크게 취하여
그대로 일어나 한바탕 춤을 추니
오히려 긴 소매가
곤륜산에 걸리는구나.
며칠 후 대사는 시냇가를 거닐다가
물 속의 자기 그림자를 가리키면서 시자에게 말했다.
저것이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의 그림자이니라.
시자가 말했다.
큰스님, 저것은 큰스님의 그림자입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의 그림자가 아닙니다.
대사가 혀를 차면서 말했다.
시자야,
너는 다만 나의 가짜만 알고 석가의 진짜는 모르는구나.
? <시자>
대사는 주장자를 메고 절로 돌아와 방장실에 앉았다.
많은 대중들이 모여들었다.
대사가 가부좌를 한 채 말했다.
나는 지금 곧 가리라.
자네들 중에 혹 의심나는 것이 있거든 서슴치 말고 묻도록 하라.
한 제자가 말했다.
큰스님께서 열반하시고 나서
백년이 지난 뒤에는 그 종풍을 누가 이어받겠습니까?
대사가 말했다.
종풍이라.
무슨 종풍이 있겠는가?
그러나 우선은 정(정)장로에게 부촉하노니 그리알라.
그리고는 앉은 채로 입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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