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과 영혼의 말씀

중국 선종 제5조 홍인스님

백련암 2008. 4. 8. 11:48
중국 선종 제5조 홍인스님

천경만론이 본심지키는 것만 못하다

‘수본진심’ 사상 표방

스승의 ‘수일불이’사상을

한단계 진보시켜



중국 선종 제5조는 홍인스님(弘忍大師, 601∼674)이다.

스님의 속성은 주(周)씨이고, 태어난 곳은 호북성(湖北省) 황매현(黃梅縣)이다.

 

그는 태어나면서 영리하여 신동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으며 동네 사람들을 그를 무성(無性)이라고 불렀다.

 

하루는 4조 도신스님이 황매현으로 볼일이 있어 가던 중 길에서 한 어린아이를 만났다.

그 아이의 골상이 남달리 빼어났으므로 도신이 그 아이에게 물었다.

 

“너의 성(姓)이 무엇인가?” 무성이는 대답하기를, “불성(佛性)입니다.”라고 하였다.

도신은 기특하게 여기면서 다시 말씀하시기를,

 

“너는 무성이 아니더냐?”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무성은 대답하기를, “불성은 공(空)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도신은 그 아이가 큰 법의 그릇이 될 것임을 알고 부모의 허락을 얻어, 12살 어린 무성이를 제자로 삼고

불명(佛名)을 홍인(弘忍)이라 지어주었다.

홍인은 선천적으로 말이 적고 소박하였다.
낮에는 스승 도신이 시키는 일에 열중하면서,

말없이 노동에 힘썼기 때문에 같이 수행하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밤이 되면 새벽까지 좌선에 힘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생활을 여러 해 계속하였다.

 

도신은 홍인의 인물 됨됨이를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나 마음을 써서 제자를 지도하였다.

홍인은 경전(經典)을 읽은 바가 없었지만
스승의 가르침에 힘입어 배우는 대로 모두 터득하였으며,

걷거나, 앉거나, 멈추는 모든 곳을 바로 진리를 배우고 실천하는 장소로 여겨, 행동과 언어, 마음 모든 것을 통하여

일관되게 불법을 실천하였다.

홍인은 어느 날 학인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수도자는 왜 도시나 마을에서 수도하지 않고 산림에 은둔해야 합니까?”

 

홍인은 대답했다.

“훌륭한 건물의 재목은 원래 세속에서 자라지 않고 심산유곡에서 나온다.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쉽사리 칼이나 도끼에 찍히지 않고 하나 하나가 빼어난 재목으로 자라난

뒤 비로소 귀중한 재목으로 쓰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을 그윽한 산림에서 다듬고 혼탁한 세속의 먼지를 털어 낸 다음 수도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리하여 깨달음의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 홍인은 이처럼 철저한 수행정신을 바탕으로 자신을 치열하게 점검하는 준엄한 선승으로서의 생애를 보냈다.

홍인의 선사상은 돈황본〈수심요론(修心要論)〉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홍인은 말한다. “나는 지금 자네들이 스스로 본심이 바로 부처인 것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이런 까닭에 너희들에게 간절히 권하기를 천경만론(千經萬論)이 각자의 본래의 진심을 지키는 것(守本眞心)만

못하다고 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때 홍인이 표방하는 ‘수본진심(守本眞心)’사상은, 선사상의 면에서는, 도신의 사상을 한 단계 진보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도신은 ‘수일불이’를 통하여 마음을 집중하여 한 물건을 간(看)하게 하고 있을 뿐이지만,

홍인은 ‘수본진심’에서 한 물건에 집중하는 바로 그 마음을 내부의 자심으로 되돌려 본래의 진심을 지킬 것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스승인 도신의 수일불이설에는 마음이 속에 감추어져있을 뿐이지만,

제자인 홍인은 수본진심설을 통하여 이 마음을 표면으로 나타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도신의 법을 이은 홍인은 스승의 입적후 도량을 쌍봉산 동쪽의 풍무산(馮茂山)으로 옮긴다.

이후 사람들은 도신이 주석한 쌍봉산을 서산(西山)이라 부르고 홍인이 주석한 풍무산을 동산(東山)이라고 부른다.

 

홍인은 동산에서 700명의 제자를 가르쳐 크게 선풍(禪風)을 선양하였으며,

이로부터 우리는 홍인의 선을 동산법문(東山法門)이라고 부르게 된다.

중국 선종사에서 홍인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왜냐하면 홍인의 혜안이 아니었더라면 돈오(頓悟)를 제창한 혜능(慧能)의 남종선(南宗禪)점오(漸悟)를 주장하는

신수(神秀)의 북종선(北宗禪)이 탄생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덕진/ 창원전문대 교수

 

 

 

 

홍인대사와 혜능행자

 

5조 홍인대사가 출가하러온 혜능행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영남 사람이요 또한 오랑캐인데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단 말이냐?"하셨다.

 

행자가 말하길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으나 부처의 성품은 남북이 없습니다.

 

오랑캐의 몸은 스님과 같지 않사오나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ㅡㅡㅡ 몇달 후 5조 홍인스님은 대중들에게 분부를 내리기를.........

 

 

自性이 미혹하면 福의 門이 구제하지 못한다.

내 너희들에게 말하나니, 世上 사람의 나고 죽는 일이 크거늘 너희들은 종일토록 공양을 하며 다만 복밭만을 구할 뿐,

나고 죽는괴로운 바다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너희들의 자성<自性>이 미혹하면 福의 門이 어찌 너희들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너희들은 모두 방으로 돌아가 스스로 잘 살펴보아라.  그리고 게송을 지어 오도록 하라.

 

 

<혜능행자의 게송>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菩리本無樹 보리본무수)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가 없네.                                       (明鏡亦無臺 명경역무대)

부처의 성품은 항상 깨끗하거니                                      (佛性常淸淨 불성상청정)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 있으리요.                                    (何處有塵埃 하처유진애)

 

 

 

...또는 .....

마음은 보리의 나무요                                                  (心是菩리樹 심시보리수)

몸은 밝은 거울의 받침대라                                          (身爲明鏡臺 신위명경대)

밝은 거울 본래 깨끗하거니                                          (明鏡本淸淨 명경본청정)

어느 곳이 티끌과 먼지에 물들리오.                               (何處染塵埃 하처염진애)

 

육조단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