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침과 영혼의 말씀

[스크랩] 자기가 한 것과 남이 한 것/소리없는 소리

백련암 2008. 7. 21. 01:44

***서암스님의 소리 없는 소리***
    앉을 자리 설 자리 스님께서 원적사를 다녀가실 때의 일이다. 자동차가 없어서 산 아래까지 걸어 내려가셨는데, 새로 주지를 맡은 제자가 모시고 따라갔다. 산 아래까지 다 내려가서 문득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중은 앉을 자리 설 자리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옷 하루는 시자가 풀 먹인 옷을 다리미로 다리는 광경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공부하는 수좌가 뭔 옷을 다리냐? 그냥 밟아 입으면 되지." 하루는 시자가 오래 입어서 헤어진 옷을 입고 있었다. "그래. 수좌는 그런 거 입어도 된다." #일 한여름 마당에 잡초가 무성하게 났다. 시자가 땡볕 아래에서 몇 시간 동안 호미를 들고 잡초를 뽑았다. 스님께서 그 광경을 지켜보시다가 말씀하셨다. "중은 일을 수행삼아 조금씩 하는 거다. 한꺼번에 일처럼 해서야 되겠느냐?" #자기 일 제자가 다른 곳에서 살다가 스님을 뵈러 원적사에 올라갔다. 마침 배관이 잘못되어 몇 스님이 땅을 파헤지는 작업을 하고 그 옆에서 스님이 지켜보고 계셨다. 제자는 곧장 걸망을 내려놓고 삽을 들고서 같이 작업을 했다. "그래. 중은 그래야 된다. 남의 절에 가더라도 누가 일하고 있으면 자기 일처럼 같이 거들어야 되는 거다. 그게 우리 절집안의 전통이다." #자기가 한 것과 남이 한 것 후원에서 과일즙을 짜서 스님께 올려드리라고 시자에게 부탁했다. 그래서 시자는 스님께 과일즙을 올려드렸다. 그러나 별 생각없이 '후원에서 해 올린 것' 이라고 말씀드리지는 못했다.그렇게 며칠동안 과일즙을 올려드렸다. 하루는 스님께서 "이거 니가 했나?" "아닙니다." "니가 하지 않았으면서 왜 아무 말 않고 니가 한 것처럼 하느냐?" #잠자는 시간 "스님. 주무실 시간입니다." "잠자는 시간이 따로 있나? 스스로 잠자고 싶을 때가 '내가 잠자는 시간'이다." #정확 평소 스님께서는 정확하셨다. 신발이나 촛대 등 어떤 물건이 바로 놓여 있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으셨다. "수행자는 매사에 정확해야 한다. 마음 하나 밝히면 매사가 저절로 정확해지는 법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지적하시며 바로 잡으셨다. #조실이면 조실이지 시자가 사소한 실수를 하였다. 스님은 어김없이 심한 꾸지람을 하셨다. 한 두 시간이 지나도록 꾸지람은 그칠 줄 몰랐다. 유독 그날은 더욱 심하셨다. 시자는 은근히 분한 생각이 일어났다. 그날 밤, 억울한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지가 조실이면 조실이지. 나도 도인 되어 이날의 억울함을 갚으리라.' 시자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어느덧 분한 생각은 사라지고 순일하게 화두를 참구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꾸지람이 공부에 분심을 일으키게 하려는 스님의 큰 자비심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서암 큰스님 가르침『소리 없는 소리』중에서-
노무라 소지로/부처의 길
출처 : 나누는 기쁨 실천회
글쓴이 : 은빛물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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