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 있는 그곳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백련암 2009. 4. 25. 20:02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량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에 그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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