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 있는 그곳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백련암 2009. 4. 25. 21:03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 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삼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았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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