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및 꽃의전설

평택 심복사 비로자나부처님

백련암 2009. 11. 12. 13:33

<국립중앙박물관, 비로자나부처님:통일신라시대 9세기>

 

평택 심복사 비로자나부처님

                                       파주 사는 어부 바다에서 석불 건져 올려

                                           

가벼워 등에 업혀 광덕산에 도착후 꿈쩍 안해  현몽해 찾은 난파 배와 검은 소로 사찰 창건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덕목리 275번지에 위치한 심복사(深福寺). 그다지 높지 않은 산자락에 자리해 멀리 바닷가 방향을 바라보는 형국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는 용이 살아 꿈틀거리고 백호가 뛰는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용이 평택호로 첨벙 뛰어들어 여의주를 물고 풍운조화를 일으킬 듯한 형상으로 굽이치고 한줄기의 백호가 되어 힘차게 심복사 오른쪽을 감싸 안고 있다.

다른 한 줄기는 해풍을 막아 주는 청룡이 평택호를 비단폭처럼 감싸안고 있다.

그래서 심복사에는 인연 있는 이들이 기도하면 발복(發福)하여 만대에 향화가 끊어지지 않을 명당이라고 한다.

이처럼 유서깊은 사찰에는 석조비로자나부처님(보물 565호)이 봉안돼 있다.  양식으로 볼 때 9~10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아

이미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심복사 창건과 연관있는 석조비로자나부처님은 원래 법당터였던 능인전에 모셔져 있었으나 대적광전을 지으면서 옮겼다고

한다.

과거 간척이 되기 전에는 심복사 바로 아래까지 바닷물길이 열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돌 부처님에게는 아주 특별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옛날(통일신라시대)에 파주 문산포에 천문을(千文乙)이라는 어부가 살고 있었다. 매일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아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일행들과 함께 장기출항에 나서 현재 덕목리 앞 바다인 아산만에 이르게 되었다.

 

“여기가 좋겠네. 그물을 내리세.” 만선을 기대하며 그물을 내린 어부들은 한참 뒤 일제히 그물을 끌어 올렸다. “영차 영차”

장정들이 그물을 힘껏 잡아 당겼음에도 그물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여보게들. 물고기가 아주 많이 걸린 것 같네. 이렇게 그물을 끌어 올려도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말이네.”

잔뜩 기대에 부풀어 땀을 뻘뻘 흘리며 그물을 올린 사공들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무슨 변고여. 그렇게 바라던 고기는 없고 돌덩어리가 올라올게 뭐람.”

크게 실망한 사공들은 돌을 자세히 살피지도 않고 바다에 던져 넣었다. “이번에는 물고기가 잡히겠지.”

“아무렴. 예전에 이곳에서 만선을 한 사람들도 많았다구.”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며 그물을 내린 사공들은 조심스럽게 고기를

  기다렸다.

“그물을 올려라.”  “그물을 올려라.” 일제히 선장이 명하는 말을 되풀이하며 힘차게 그물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돌덩어리가 올라왔다. 사공들은 크게 실망하며 돌을 다시 바다에 던져넣으려 했다.

그때 마침 어부 중의 한 명인 천문을이 소리를 쳤다.

“잠깐 멈추어 보시오.”   “왜 그러시오. 뭐 이상한 일이라도 있는 거요?”

“그래요. 저 돌을 자세히 보시오. 분명 그냥 돌이 아닌 듯 하오. 무슨 형태를 하고 있는 것 같소.”

사공들은 그물에 걸려 올라 온 돌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아니. 이건 그냥 돌이 아니잖소. 가만히 보시오. 형태를 보아하니 돌 부처님 같소.”

사공들은 돌덩어리에 붙어 있는 굴조각과 해초류를 걷어냈다.

그러자 돌덩어리는 부처님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부처님이야. 그것도 비로자나부처님이야.”

불교를 국교로 삼고 있던 백성들은 바다에서 올라온 부처님의 출현에 당황하면서도 환희심에 가득 차 부처님을 향해 절을

올렸다.  

“이건 보통 인연이 아니예요. 분명 우리 배에 부처님이 올라 온 것은 상서로운 일이 일어날 징조로 보여요.”

사공들은 돌 부처님을 배에 싣고 곧바로 뭍으로 나왔다.

근처 광덕산 인근에 부처님을 모실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신비한 일이 벌어졌다.

돌로 만든 부처님이 전혀 무겁지 않았던 것이다.

“이렇게 큰 부처님이 무겁지가 않아. 마치 새털 같이 가벼우니 신기하군.”

부처님을 옮기는 사공들을 한명씩 등에 지고 옮겨도 될 만큼 가벼웠다. “정말 신기한 일이야.”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하며 산길을 부지런히 옮겼다. 그런데 광덕산(廣德山)을 휘감아 도는 위치에 도착했을 때였다.

마침 잠깐 휴식을 하기 위해 사공들은 부처님을 자리에 내려 놓고 있었다.

“자 이제, 부처님을 옮겨보세.”

지금까지 아주 가벼웠던 부처님인지라 한 사공이 대수롭지 않게 부처님을 등에 지고 가려 했다.

그러나 부처님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아니, 지금까지 그렇게 가볍던 부처님이 꿈쩍도 하지 않네.” 사공들은 부처님이

움직이지 않자 그곳이 부처님을 모셔야 할 자리라고 생각하고 산을 내려왔다.

처음 부처님을 발견한 선주 천문을은 걱정도 됐다.

“부처님을 모시려면 당연히 법당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지으려면 목재도 있어야 하고 인력도 필요한데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걱정거리를 한아름 안고 산을 내려와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됐다.

 

그날 밤 천문을은 이상한 꿈을 꾸었다.

자신이 모셔온 돌부처님이 온화한 미소를 띠며 환히 웃고 있는 것이었다.

“부처님…”

“그래. 그대가 걱정하는 것은 나는 알고 있다. 어떻게 나를 모실까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더냐.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아침 날이 밝는 즉시 바다에 나가 보면 난파된 배가 있을 것이다.

그 배는 무척 큰 배일 것이니 거기에는 많은 목재들이 있을 것이야. 그 나무들을 건져내서 도량을 건립하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이야.”

“고맙습니다. 부처님.” 천문을이 부처님께 감사의 인사를 하자 돌 부처님은 말을 이었다.

 

“아참. 그리고 난파된 배 옆에는 검은 소 세 마리가 풀을 뜯고 있을 것이니 그 소들을 이용해 목재를 옮기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야.”  하도 꿈이 생생해 깨어난 뒤에도 천문을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저 날이 빨리 새기만을 기다렸다가 바닷가로 달려가 보았다. “아니 이렇수가!”  지난밤 꿈에서 부처님이 일러 준 그대로

눈앞에는 난파된 배와 검은 소 세 마리가 노닐고 있었다.

 

“그래. 부처님이 현몽해서 내게 불사를 명하신 것이야.”

천문을은 어부들과 함께 목재를 싣고 돌부처님을 내려놓은 자리에 옮겨 절을 지었다.

그리고는 다시 부처님을 법당에 옮기니 그렇게 무거웠던 부처님이 새털처럼 가벼워지면서 빙그레 미소까지 지었다.

 

 절을 지은 천문을 일행은 부처님의 가피로 복을 많이 받는다는 의미로 사찰이름을 심복사(深福寺)라고 이름지었다.

이후 파주로 돌아간 어부 일행은 하는 일 잘 되어 저마다 큰 부자가 되었으며 자손들도 번창해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다고 한다.  이 소문이 퍼지자 심복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저마다 기도하는 바를 성취했다는 사람들이 속출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심복사는 16세기에 해당하는 명문기와가 출토됐고 18.19세기의 다른 기록도 있어 불교가 배척됐던 조선시대도 사찰이 유지됐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을 주민에 의하면 바다에서 돌 부처님을 끌어 올릴 때 “심복”이라는 말을 했다고 해서  ‘심복사’라고 불렀다고 한다.

천문을을 비롯한 어부들이 지고 온 이 부처님은 현재 심복사 대적광전에 모셔져 있다.

 

높이가 121cm인 석조비로자나부처님은 현재 광배(光背)는 없지만 코를 제외한 다른 부위는 손상없이 보존되어 있다.

코가 손상된 것은 조선시대 남아선호사상에 의해 훼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처님은 기도객의 마음에 따라 표정이 다르게 나타나며 국난이 있을 때는 땀을 흘리기도 한다.  

 

 평택=여태동 기자 

 

 찾아가는 길 /

1) 평택시 안중면에서 아산만 쪽으로 가다보면 현덕면 사무소 입구가 나타난다.

    면사무소를 끼고 돌면 심복사를 가리키는 푯말이 보인다. 이정표의 화살표를 따라 광덕초등학교를

    향하면 다시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돌아 산 구비를 오르면 야산인 광덕산이다.

    다시 좌측에 보이는 이정표를 따라 가면 심복사가 있다. 안중에서 총 5Km정도의 거리다.

2) 대중교통은 평택이나 안중이나 광덕으로 향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031)682-5588

 

참고 및 도움 : 심복사 안내판, 덕목리 주민 신윤숙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