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북도 = 나를 찾아서...

혜국스님이 계시는 충주 석종사입니다.

백련암 2018. 6. 24. 14:51

◎석종사 창건유래


금봉산(金鳳山)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석종사는 1983년에 세워졌다. 석종사는 옛 죽장사 터에 건립되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죽장사란 사찰명은 조선시대의 지리지 및 역사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석종사의 불사 이전에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전하는 석탑이 있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고려시대에 이미 사찰이 조성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석종사는 예로부터 삼태육성 이십팔수 남극성 북극성이 모두 법당 앞 한자리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곳 입니다.

이곳은 신라 말 고려 초에 창건되어 천년이 넘게 우리 선조들이 기도하고 수행하는 대가람 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조선말 억불정책이 심할때에 조병로 충주목사가 사찰을 헐어다가 충주목사 집무실인 청령헌(충주관헌)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 후 5층석탑만이 홀로 이 터를 지켜오다가 일제시대에 완전히 폐사가 되었던 것을 약 25년전 석종사 선원장이신 혜국선사께서

과수원 800평을 사기 시작하여 현재 약 10만평의 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석종사는 대웅전, 선원, 수련원 외 18개동을 중창불사하여 근대에 지어진 가람 중 가장 아름답고 문화적 가치가 높은 가람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마다 동안거와 하안거 결재 때에는 스님선원과 재가불자 선원에서 약 130명의 사부대중이 참선수행 정진하고 있습니다.


⊙석종사의 창건 배경

고려시대부터 이곳에는 죽장사라는 사찰이 위치하고 있었으나 어느 순간에 폐사되어 근래까지 폐사지로 남아있던 곳이다.

이곳에는 단지 작은 석탑 한기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다시 사찰로서 그 역사를 시작한다는 것조차 매우 버거워보였었다.

이런 석종사는 최근 들어 혜국스님이 주석하게 되면서 다시 사찰로서 역사가 시작되게 되었다.


스님께서 봉암사에서 수행 중이던 중 하얀 옷을 입은 스님이 나타나

“아이고, 중노릇이 시원찮으니 전생에 살았던 데도 모르는구만!”라고 하셨다고 한다. 이에 놀란 스님께서 “거기가 어디입니까?”

하고 물으니 “죽장사도 몰라?” 하면서 앞에 눈에 익은 광경이 펼쳐지는데 사찰의 모습이 보이면서 작은 탑이 보이더라고 한다.

그곳이 어디인지 물으니 중원 땅 어느 곳이라고 하시며 인연을 따라 아침에 떠나라고 한다.


사실 죽장사란 사찰명은 조선시대의 지리지 및 역사서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다음날 봉암사를 떠나 길을 걷는 도중 버스를 잡아타니 충주로 향하던 버스였다. 충주에 닿아 이곳저곳 땅을 알아보던 중,

스님이 보여준 모습과 같은 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연이 이와 같아 그랬는지 이미 3년 전에 매물로 나와 아직까지 주인을 만나지 못한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 자리 잡은 혜국스님은 비구든 비구니든 출가하여 스님이 되어 갈 데 없는 노인들을 모셔 같이 살게 되었고,

후에 이분들이 외로워 하셔서 부모 없는 아이들을 모아 학교 공부를 시키고 같이 살게 되었다고 한다.

석종사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게 되었다.



입구에 거대하게 서 있는 석종사 표지석입니다.



화엄공원에 막 들어서면 만나게되는 대방광불화엄경이라고 쓰여있는 화엄경


화엄공원 법성계

이 화엄공원을 장엄하는 법성게는 신라시대 의상스님이 중국으로 유학 가서 수행하던 중 화엄경의 진리를 깨닫고 나서 지은 글입니다.

화엄학의 큰 스승인 지엄스님께서 의상스님의 법성게를 보시고 신라가 어떠한 나라이기에 이런 인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부러워했다는 글이며,

당신이 지은 글 보다 더 휼륭하다고 극찬한 글입니다.

팔만대장경 중에서 가장 장엄하고 방대한 80권 대방광불화엄경의 골수를 210자로 요약해 놓은 화엄일승법계도를 줄여서 법성게라고 합니다.

화엄공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거며 자연석에 새겨진 내용을 한정된 지면에 간략하게 옮겼습니다.



화엄공원의 감로수



화엄공원 마애석불엔 비로자나 삼존상을 모시고 좌우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법성계



법성게의 첫 구절인    法性圓融無二相(법성원융무이상)

우주의 진리 법의 성품에는 잘났다 못났다. 너니 나니 하는 차별상이 본래 없으니 "법성은 원융하여야 두 모양이 본래 없고"

법의 성품이 둥글어서 두 가지 모양이 없으며,



     

   諸法不動本來寂(제법부동본래적)                                                            無名無相絶一切(무명무상절일체)   證智所知非餘境(증지소지비여경)


諸法不動本來寂(제법부동본래적) : 삼라만상의 근본인 법의 본질에는 존재원리가 모두 평등하여 영원한 대 자유라 "모든 법이 고요하여 움직임이 본래 없다."

모든 법이 움직이지 아니하고 본래부터 고요하다.


無名無相絶一切(무명무상절일체) : 이러한 모든 생명의 여여한 본질은 어떠한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까닭에 "일체가 끊어져서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으니"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어서 온갖 모든 경계가 끊어졌으니


證智所知非餘境(증지소지비여경) : 존재의 원리인 중도를 깨달은 지혜로 볼 뿐 생각으로 알 수가 없는 연고로 "깨친 지혜로 알뿐 다른 경계로 알 수 없네"

깨달은 지혜로만 알뿐 다른 사람의 경계는 아니니라,



     

眞性甚深極微妙(진성심심극미묘)                                                                            不守自性隨緣成(불수자성수연성)


眞性甚深極微妙(진성심심극미묘) : 법성의 참 성품은 그윽하고 미묘하여 생각으로 도저히 미칠 수 없는 미묘한 자리라 "진성은 깊고 깊어 지극히 미묘하여"

참된 성품이 심히 깊고 깊어 지극히 미묘하나


不守自性隨緣成(불수자성수연성) : 고정된 자기 성품이 없어 나라는 고집이 없으니 오직 인연 따라 나타날 뿐이라 "자성이 따로 없어 인연 따라 나타나네"

자기 성품을 지키지 아니하고 인연을 따라서 이루나니



     

一中一切多中一(일중일체다중일)  一卽一切多卽一(일즉일체다즉일)                一微塵中含十方(일미진중함시방)  一切塵中亦如是(일제진중역여시)



一中一切多中一(일중일체다중일) : 지구별 하나 안에 온갖 삼라만상이 다 모여도 모자람 없으니 법의 공성에는 "하나 안에 일체가 있고 일체 안에 하나 있어"

하나 가운데 일체가 있고 많은 가운데 하나 뿐이요.


一卽一切多卽一(일즉일체다즉일) : 하나와 전체, 크다와 작다는 비교 할 때만 생겨날 뿐 텅 빈 공에서는 없는 일이라 "하나가 곧 전체요 전체가 하나니라"

              하나로 부터 많은 것이 되고 많은 것이 곧 하나이니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이니'


一微塵中含十方(일미진중함시방) : 한 송이 꽃 속에 우주 기운 들어있고 떨어지는 낙엽에도 낙엽마다 가을이 들었으니 "한 티끌 안에 온 우주를 머금었고"

한 개 티끌 그 가운데 시방 세계가 머금었고


一切塵中亦如是(일제진중역여시) : 조그만 티끌 하나하나에도 본질 찾아 들어가면 그 근본은 모두가 공이러니 "모든 티끌 하나마다 온 법계가 들어있다."

모든 티끌 가운데도 또한 다시 그러해라



     

無量遠劫卽一念(무량원겁즉일념)                                                                  一念卽是無量劫(일념즉시무량겁)


無量遠劫卽一念(무량원겁즉일념) : 무량한 긴 시간도 근본을 바로 보면 바닷물에 파도처럼 한 생각 일어남이니 "시작 없는 무량겁이 한 생각 찰라요"

한량없는 오랜 겁이 곧 한 생각이요.


一念卽是無量劫(일념즉시무량겁) : 한 생각 일어남이 곧 무량한 시간이라 법성에선 찰라와 무량겁이 같은 말이니 " 찰나의 한 생각 그대로 무량겁이라"

한 생각이 곧 한량없는 겁이라



     

九世十世互相卽(구세십세호상즉)   仍不雜亂隔別成(잉불잡란격별성)           初發心時便正覺(초발심시변정각)   生死涅槃相共和(생사열반상공화)


九世十世互相卽(구세십세호상즉) :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니 구세라는 현상계나 십세라는 법계 진리 애당초 둘 아니니 "현상과 진리가 하나 되어 춤을 추네"

구세와 십세가 서로서로 섞기되



仍不雜亂隔別成(잉불잡란격별성) : 천만개의 등불을 키더라도 서로 장애되는 일 없이 오직 제 밝음만 지켜나가니 "혼란 없이 분명하여 따로따로 나투엇네"

완연히 섞이지 아니하고 각각 따로따로 이루어지나니



初發心時便正覺(초발심시변정각) : 법성의 존재 원리가 처음 내는 마음이나 깨친 마음이나 한결같은 마음이니 "처음 발심 그 마음이 정각을 이룬 때라"

처음 발심 하온때가 정각을 이룰때요 문득 바로 깨달음이라



生死涅槃相共和(생사열반상공화) : 나고 죽음이 서로 다른 이름일 뿐 생사니 열반이니 둘이 아닌 볼래 한자리 "생사와 열반 경계 그 근본이 한 몸이네"

생사와 열반의 경계는 서로 함께 했고 항상 한 가지 섞여 있으며



화엄공원 마애석불


磨崖石佛(마애석불)



     


理事冥然無分別(이사명연무분별)   十佛普賢大人境(십불보현대인경)                                                         能人海印三昧中(능인해인삼매중)


理事冥然無分別(이사명연무분별) : 근본진리와 현상경계가 텅 빈 공성이라 분별할 수 없거니와 본시 확연하니 "이사가 분명하여 분별할 길 본래 없으니"

이치와 (理) 일(事)이 그윽히 조화하여 분별할 것이 없나니



十佛普賢大人境(십불보현대인경) : 모든 부처님과 모든 보살과 법성을 깨달은이들 다 같이 성인들의 경계이니 "제불보살 이 모두가 성인들의 경계로다."

열부처님 보현보살 큰 사람의 경계더라


能人海印三昧中(능인해인삼매중) : 일체의 번뇌망상이 끊어진 자리 한 생각 나기이전 무념처라 공적 영지니 "부처님의 거룩한 법 번뇌 없는 해인삼매"

부처님의 해인삼매 가운데



     


繁出如意不思意(번출여의부사의)                                         雨寶益生滿虛空(우보익생만허공)   衆生隨器得利益(중생수기득이익)


繁出如意不思意(번출여의부사의: 의식이나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는 세계라 마음 따라 자재하게 드러나나니 "부사의 무궁한 법 임의자재 드러나네"

불가사의 무진법문 마음대로 드러내며(여의한 부사의 경계를 뒤치여 내서)


雨寶益生滿虛空(우보익생만허공) : 삼천세계 두루한게 법성의 원리 모든 중생들에 이로운 비 온 누리에 가득하니 "일체중생 유익하게 온 법계에 감로비라"

보배의 비가중생을 이익케 하되 허공에 가득 찼으니 감로비라.


衆生隨器得利益(중생수기득이익) : 중생들의 역량 따라 근기가 달라 그릇만큼 유익함을 저마다 얻게 되니 "중생근기 그릇 따라 온갖 이익 얻게 하네"

중생들의 그릇에 따라 갖은 이익함을 얻나니라



     

是故行者還本際(시고행자환본제)                                                                              叵息妄想必不得(파식망상필부득)


是故行者還本際(시고행자환본제) : 번뇌 망상 모두 쉬고 마음 깨친 수행자는 본래 부처 그 자리에 곧바로 돌아가니 "그러므로 수행자는 근본으로 돌아가서"

이 까닭에 수행자들은 마음자리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叵息妄想必不得(파식망상필부득) : 번뇌 망상 없애려고 많은 세월 보냈건만 망상이 보리이니 그 진리를 바로 보면 "망상을 쉬려해도 그 망상이 따로 없네"

망상을 잊지 아니하고는 얻을 수 없나니라



     

無緣善巧捉如意(무연선교착여의)   歸家隨分得資糧(귀가수분득자량)                         以陀羅尼無盡寶(이다라니무진보)   莊嚴法界實寶殿(장엄법계실보전)


無緣善巧捉如意(무연선교착여의) : 깨달음에는 기교나 방편 본래 없나니 기특한 길 따로 없어 그대로 여여하니 "무연자비 거룩한 법 마음 따라 자재하니"

인연짓지 않은 좋은 방편으로 마음대로 여의주를 잡아서


歸家隨分得資糧(귀가수분득자량) : 스스로 존재하는 존재원리라 이름하여 그 마음 성취하고 본고향 돌아오니 "보리 열반 성취하여 본래 마음 깨달았네"

마음자리에 돌아갈제 분수를 따라서 양식을 얻나니


以陀羅尼無盡寶(이다라니무진보) : 차별없는 법성의 진리 청정하고 다함없는 법성게 법문 무량한 보배이니 "이 다라니 무진 법문 한량없는 보배로다"

한량이 없는 다라니 보배로써


莊嚴法界實寶殿(장엄법계실보전) : 한 마음이 청정하니 청정 장엄이라 곳곳마다 불국토요 장엄 정토를 나투시니 "청정 법계 장엄하여 불국토를 나투시고"

법계를 장엄하고 보배 궁전에 치우고



     

窮坐實際中道床(궁좌실제중도상)                                                                          舊來不動名爲佛(구래부동명위불)


窮坐實際中道床(궁좌실제중도상) : 꿈에서 깨고 나니 본시 그 사람 법의 성품 여여하여 진여 성품 깨고 보니 "본래부터 주인이라 중도임을 깨달으니"

영원토록 참된 법의 중도자리에 편히 앉으니


舊來不動名爲佛(구래부동명위불) : 그러나 육도를 윤회하더니 오고 감이 본래 없는 근본 자리가 나의 참모습이라. "본래부터 부동하여 그 이름 부처라네"

억만겁의 부동함을 이름하여 부처라 하느니라



이 사찰의 많은 글씨는 이 시대의 최고의 원로 서예가인 故(고) 동강 조수호선생의 글씨랍니다.

이곳 에 쓰여있는 법성게 역시 동강 조수호선생의 작품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