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국사봉 유래도력 높은 노스님 마을 재난을 구해내다 |
가뭄 든 해 산신당 당주 꿈속 나타나서 ‘산신에게 정성껏 제사’ 당부하고 사라져
마을사람들 노승 뜻 따라 ‘국사봉’ 명명 안면도로 이르는 길에서 만난 국사봉은 야트막한 산봉우리지만 예로부터 수목이 울창해 산짐승이 많이 살았다고 전해진다.
특히 이곳 봉우리 서쪽 기슭에는 도력이 높은 당주가 ‘산신당’을 마련해 오랫동안 기도를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도 국사봉 일대는 굵직한 소나무가 빽빽해 해풍을 받으며 등산을 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 각광받고있다. 신령스런 기운이 서려 있는 국사봉의 유래 속으로 들어가 보자. 당시 국사봉이 솟아 있는 백화산 일대는 수목이 울창해 노루와 사슴이 살았으며 약초가 가득한 아름다운 산이었다.
산지기는 국사봉 중턱에 돌로 제단을 쌓아 놓은 뒤 매일 아침마다 산 아래 황포(黃浦)에 가서 맑은 물로 목욕재계를 하고 옹달샘 에서 솟아나오는 맑은 물을 받아 제단에 올리고 기도를 하였다. 소서. 아울러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질병에 걸리지 않고 언제나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농사와 어업을 병행한 마을 주민들은 가뭄이 들 때 에도 이곳 제단에 와서 기도를 하며 기우제를 지내면 단비가 내려 풍년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 세월이 지나면서 산지기가 죽자 돌로 만든 제단은 허물어졌다. 황폐해진 제단을 마을 사람들은 두고만 볼 수 없어 십시일반 화주를 해서 산신당을 짓고 사기(沙器)로 만든 말을 모셨다. 당주를 새로 모셔와 이곳에 거주하며 매년 봄과 가을에 성대한 제사를 지내며 나라의 안녕과 마을의 복을 기원했다. 이곳에는 당주가 기도를 하고 있으면 숲 속에서 사슴이 나타나 당주에게 다가와 먹을 것을 얻어가기도 하였다. 사슴은 당주를 무서워하지 않고 친구쯤으로 여기며 눈빛과 몸짓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기도 했다. 사람과 짐승이 친구가 되자 하루라도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면 궁금해지는 사이가 됐다.
그러다가 사슴이 나타나면 금세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퍼지면서 반갑게 안부를 전했다. “그동안 어딜 갔었니? 네가 보이지 않아 얼마나 걱정했다고?” 당주와 사슴의 막역한 사이는 한동안 지속됐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일어났다. 당주가 산신당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데 밖에서 급박한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어보니 자신과 친하게 지내던 사슴이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당주가 있는 산신당 안으로 후다닥 숨어 들어왔다. 사슴이 부들부들 떨며 공포에 질려 있었다. “너에게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게야. 걱정하지 말거라 사슴아. 내가 보호해 주마.” 이렇게 말한 당주는 사슴을 산신당 깊은 고방(庫房)에 숨기고는 문밖을 살펴보았다.
밖에는 눈에 불을 켠 호랑이가 산신당 앞에서 두리번 거리며 사슴을 찾고 있었다.
“이놈, 호랑아. 여기가 어디라도 무례하게 찾아와 먹을 것을 노리는 것이냐. 썩 물러가지 못할까.” 당주는 사슴을 꺼내 호랑이가 물러갔다면서 안심시켰다. 그러자 사슴은 이내 평정심을 찾았다. 하지만 당주는 호랑이의 습격에 대비해 당분간 함께 지내기로 하고 방안에서 사슴을 보살폈다.
“어허, 이런 한심한 당주를 보았나. 내가 혼신의 힘을 다해 호랑이를 쫓느라 다쳤는데도 보살피지도 않네.” 당주는 깜짝 놀라 “네? 제가 산신령님을 보살피지 않았다구요? 무슨 말씀인지 전혀 모르겠으니 소상히 말씀해 주세요.” “내가 며칠 전 너희들을 찾아 온 호랑이를 사기점골 뒷산으로 쫓아내다가 다리를 부러뜨렸으니 어서 가서 부러진 다리를 가져와 고쳐 놓도록 하라.”
그렇다면 이 부러진 다리가 사기점골 뒷산 바위에 있다는 말인가?” “그래, 산신령이 우리를 도와주었구나.” 당주는 산신당으로 다리를 가져와 원상태로 복원해 놓고 사슴을 찾았다. “사슴아. 이제 모든 것이 잘 되었다. 어서 나와서 편안하게 쉬도록 하여라.” 있고 몸뚱이는 사라져 버렸다. 비 한방울도 오지 않아 논바닥이 갈라지고 인심도 흉흉해졌다.
봄이 되자 마을 사람들은 산으로 가서 칡과 풀뿌리를 뽑아 끓여먹으며 연명했다. 기우제를 지내도 도무지 하늘의 감응이 없었다.
서로 자기 잘못이 없다며 상대방의 불충으로 마을에 재앙이 오고 있다고 떠밀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당주의 꿈에 수염이 하얀 노스님이 나타났다. 다. 용서해 주십시오.”
“누구의 잘못이 아닐세. 그동안 당주나 마을 사람들 모두가 산신제를 소홀하게 지내서 이런 업보를 받은 것 뿐일세. 그러니 이제 라도 모두 힘을 모아 정성껏 산신제를 올리면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일세. 그리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네. 산신제를 올린 뒤 이 봉우리를 국사봉이라고 불러야 하네. 내 말 알겠는가?” 당주는 현실같이 생생한 꿈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자세하게 말했다.
정성껏 산신기도를 올립시다.” 그러자 하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더니 3일 밤낮으로 비자 내려 가뭄이 해결되고 풍년농사가 들었다. 그해 가을 마을사람들과 당주의 꿈에 다시 나타난 노스님은 “앞으로 이 마을은 복된 마을이 될 것이니라”고 예언을 해 주었다. 이후부터 마을 사람들은 백화산 봉우리를 ‘도력 높은 스님이 상주하는 곳’이란 의미를 담아 ‘국사봉(國師峰)’이라고 불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찾아가는 길 된다. 2) 호남 방향에서는 홍성 나들목을 나와 안면도로 들어가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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