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 보개산 심원사 산내암자인 석대암
“앉은뱅이 일어서고 장님이 눈을 뜨다”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내산리 354번지에 위치한 원심원사는 경기도 연천의 명산인 보개산(寶蓋山)에 위치하고 있다.
‘보개’는 불보살의 머리를 장식하는 화려한 장엄으로 곧 원심원사 자체가 불보살이 되는 셈.
신라 진덕여왕 원년(657)에 영원조사가 창건했다는 원심원사는 신라 선덕왕 19년(720)에는 보개산 인근의 사냥꾼인 이순석 일행
이 지장보살님을 친견하고 출가하여 석대암을 창건했다하여 ‘생지장도량(生地藏道場)’으로 부른다.
고려시대에는 대종불사를 통해 장님이 눈을 떴다는 영험설화도 전해지는 등 원심원사에는 10편이 넘는 신이(神異)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전 해인사주지 세민스님이 범종불사를 진행하는 한편 부처님 진신사리 친견법회도 봉행하며 중창불사에 땀을 쏟고 있
다.
석대암 창건기 /
보개산 화전민 사냥 나갔다가
지장보살 만나 출가인연 맺어
경기도 연천군 보개산 원심원사 안에 있는 산내암자인 석대암은 생지장(生地臧, 살아있는 지장보살) 도량으로 유명하다.
그 연유에는 신비한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보개산 석대암 뒤에는 큰 봉우리가 있는데 사람들을 ‘환희봉’ 또는 ‘대소라치’라고 불렀다. 대소라치는 큰 봉우리 혹은 큰 고개라
는 뜻이다.
그 너머에는 옛날 화전민들이 살고 있었다. 그중 이순석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사냥을 잘해 소문이 자자했다.
어느날 이순석은 친구 한명과 함께 활과 창을 메고 대소라치 능선을 찾아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해질 녘이 다 되도록 토끼 한
마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친구가 이순석에게 푸념석인 말투로 말을 건냈다.
“자네의 사냥솜씨가 뛰어난 것을 알았는지 이 산의 짐승들이 모두 도망간 모양이네. 어쩌겠나. 사냥이 잘 되는 날도 있고,
안되는 날도 있을 테지. 오늘은 해가 저물어 가니 하산준비를 하세.”
그 순간 이순석의 눈에 이상한 물체가 들어왔다.
덩치로 보아서 산돼지나 호랑이 등 몸집이 큰 짐승임을 직감했다. “쉿, 조용히 하게 이사람. 저기 큰 짐승이 어슬렁 거리며 걸어가고 있네. 색깔이 누런 것을 보니 호랑이 같기도 하고, 머리와 꼬리를 보니 산돼지 같기도 하네. 나는 잘 분간이 안되니 자네가
찬찬히 살펴보게.”
바위 밑에 납작 엎드리며 친구가 말했다.
“돼지야. 그것도 금돼지야. 값이 제법 나갈 짐승이니 놓치지 말로 잡도록 하세.” 이순석은 활시위를 어둠속에 가려진 짐승을
향해 힘차게 당겼다. “명중이야.” 손가락을 떠난 즉시 느낌이 왔다.
화살을 맞은 짐승은 피를 흘리며 대소라치 능선을 삽시간에 타고 올라 봉우리까지 단숨에 도망갔다.
두 사람은 재빨리 산봉우리를 향해 뛰어올랐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금돼지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갔을까. 분명 화살을 맞았는데….” 두 사냥꾼이 주변을 뒤지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도 찾던 금돼지는 나타나지 않고 대신 돌로 만든 지장보살님이 머리만 우물 속에서 내민 체 숨을 급하게 몰아쉬고 있었다.
“아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저기 지장보살님이 우물에 빠져 있어. 그런데 왜 왼쪽 어깨에 화살이 박혀 있지? 혹시 자네가 쏜
게 아닌가?”
친구의 말에 이순석이 살펴보니 분명 자기가 쏜 화살이었다. “아이쿠 큰일났다. 내가 지장보살님을 쏘았어.”
두 사냥꾼은 급히 지장보살님의 어깨에서 화살을 제거하고 우물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 하지만 몸집이 작은 지장보살님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대지장보살님이시여. 저희 중생들의 우매함을 용서해 주시고 자비를 베푸소서. 저희들은 내일 다시와서 당신을 뵈올테니
부디 우물가에 계셔 주세요. 그러면 저희들은 부처님께 귀의해 출가의 길을 걷겠나이다.”
부들부들 떨던 두 사냥꾼은 부랴부랴 산을 내려왔다. 다음날 날이 밝자, 두 사냥꾼은 다시 산에 올라가 보았다.
어제는 머리만 밖으로 나와 있던 지장보살님이 우물 옆 돌반석 위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 길로 두 사냥꾼은 머리를 깎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사찰을 세워 지장보살님을 모셨는데 이 사찰이 ‘석대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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