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인연

"서암 홍근(西庵 鴻根)스님 열반송"

백련암 2012. 7. 9. 21:48

 

백련암 관음전

“ 서암 홍근(西庵 鴻根) 스님 열반송 ”

나는 그런 거 없다.

정 물으면

“그 노장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갔다”고 해라

그게 내 열반송이다.

--- <나는 그런 거 없다> 중에서

제 8대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서암 스님의 행적은 매우 독특하다.

그는 일제 때 일본 대학 종교학과를 다니다가 폐결핵 말기 진단을 받고 귀국,

 

인생무상을 깨닫고 출가했다.

그는 말년에 노환으로 병석에 있으면서도 독특한 법문으로 많은 불자들의 가슴을 적셨는데

그의 법문의 중심에는 ‘부처님은 바로 자기 마음인 불즉심(佛則心)’이기 때문에

마음의 근본을 알고 자기를 알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수좌들을 가르쳤다.

스님은 입적을 하면서 그 어떤 시구(詩句)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그 어떤 열반송 보다도 울림이 크다.

어쩌면 삶이란 서암 스님이 남기신 말씀대로 “그렇게 살다가 그렇게 가는 것” 인줄도 모른다.

말년에 거처하던 오전리 선달산의 무위정사(無爲精舍)에는 오직 해우소 하나만 딸린 작은 암자였다.

그는 생전에 주장한 ‘무소유’를 실천한 대표적인 한국의 선승이었다.

사실, 말로만 ‘무소유’를 주장하면서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종교인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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