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스님의 꽃 이야기 불상이야

보기만해도 넉넉해지는 가을들녘

백련암 2012. 10. 15. 14:43
보기만해도 넉넉해지는 가을들녘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농작물 자라는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특히 가을들녘을 더 좋아합니다.
가을들녘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서도...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보면 어린시절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님을 도와 이런저런 잔심부름 하던일까지도...

아주 오래전 고인이 되신 부모님 생각도 하게 되고...  

 

 

더위가 물러가고도 한참만에 산책에 나섰습니다.

노스님의 무릎이 불편해서...  

 

 

알알이 토실 토실 영근 벼가 참 보기 좋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었지요.

'대망의 80년대가 되면 농사짓지 않아도 될 겁니다.

그땐 알약 하나 먹으면 배가 불러서 밥을 먹지 않아도 될 겁니다.'

정말 80년대가 되면 그리 될 줄 알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2천년 하고도 12년이 지났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농사를 짓고 쌀로 밥을 지어먹고 있습니다.

인연이 주어져 그 선생님 뵙게 되면 그 말씀 추억삼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선생님의 말씀 중 기억하고 있는 말이라고...

 

 

노스님께서는 다리가 좀 아프셔서 불편하신데도 산책을 좋아하십니다.

 

 

쭉정이 없이 영근 벼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저 어렸을 땐 참 쭉정이도 많았더랬습니다.

참~~~ 그땐, 경운기도 없던 때이니...

일일이 손으로 모내기하고, 손으로 벼를 베고 지게로 져나르고

회전기 돌려서 탈곡하고, 손으로 돌려서 부치는 것에 쭉정이를 날리고...

그 많은 일들 요즘은 기계가 다 해주니..

 

 

들녘에서 기계 돌아가는 소리 종종 들리는 것 보니

저 누런 들판도 내년을 기약해야 하나 봅니다.

기계 한 번 지나가면 벼를 베어 탈곡하고 볏집까지 절단해서

논에 뿌려주니....저 논은 텅빈 들녘...그래서 바람의 놀이터가 되겠지요.

 

 

 

 

나도송이풀  ↓

가을 풀숲에서 예쁜 분홍색으로 미소하는 천사입니다.

미소짓게 하니 천사이지요.

참 예쁜 꽃입니다.

꽃을 보고 연상되는 것이 있으시지요?

 

 

 

 

 

 

만수국(서광)  ↓

이 꽃을 도량에 심으면 긴동물이 안 온다고 하던데...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것 같더라구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많은 꽃을 피워

화단을 아름답게 해 줍니다.

 

 

굳이 씨앗을 받아두지 않아도 저절로 떨어진 씨가

이듬해 봄이 오면 저절로 땅에서 나와 씨받아야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예쁜꽃입니다.

 

 

 

 

 

 

다알리아 ↓

흐드러지게 꽃을 피워주고 한 참 시간이 지난 뒤에 이렇듯 다시 꽃을 피워주네요.

머잖아 서리 내릴 때쯤이면

뿌리를 캐어 집안으로 들여야 하는 수고로움이 남아 있습니다.

 

 

호박꽃 ↓

가을들녘 산책길에 만났습니다.

너무나 소담스럽게 피어 있었지요.

 

 

박꽃 ↓

'고향 고향 내고향 박꽃피는 내고향'

동요의 구절입니다. 기온이 낮에도 선선하니 밤에 피는 박꽃이

오전에도 싱싱하게 피어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