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 있는 그곳

生이란

백련암 2013. 1. 3. 22:07

 

生이란

 

타박 타박 들길을 간다.

자갈밭 틈새 호울로 타오르는

들꽃 같은 것,

 

절뚝절뚝 사막을 걷는다.

모래바람 흐린 허공에

살풋 내비치는 별빛 같은 것,

 

헤적헤적 강을 건넌다.

안개, 물안개, 갈대가 서걱인다.

대안(對岸)에 버려야 할 뗏목 같은 것,

 

쉬엄쉬엄 고개를 오른다.

영(嶺) 너머 어두워지는 겨울 하늘

스러지는 노릉 같은 것,

 

불꽃이라 한다.

이슬이라고 한다.

바람에 흩날리는 흙먼지라 한다.

 

-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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