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 있는 그곳

백련암 2014. 1. 3. 15:58

 



늪을 지키고 섰는
저 수양버들에는
슬픈 이야기가 하나 있다.


소금쟁이 같은 것, 물장군 같은 것,
거머리 같은 것
개밥 순채 물달개비 같은 것에도
저마다 하나씩
슬픈 이야기가 있다.


산도 운다는
푸른 달밤이면
나는
그들의 슬픈 혼령을 본다.


갈대가 가늘게 몸을 흔들고
온 늪이
소리없이 흐느끼는 것을
나는 본다.


김 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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