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템플스테이와 부처님이야기

푸른산빛 깨치고 떠나간 님 만나러 가보세 = 백담사

백련암 2009. 12. 1. 02:14

푸른산빛 깨치고 떠나간 님 만나러 가보세 = 백담사

템플스테이 이야기 <1>

본지(사장 선묵스님)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종 종훈스님)과 공동기획으로 템플스테이 운영지정사찰을

찾아 사찰에 담겨져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30회에 걸쳐 연재 예정인 이 기획은 한국불교문화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는 템플스테이에 대한 정보와

사찰의 아름다움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게 됩니다.

 

 <사진설명>  설경에 뒤덮힌 백담사 전경(위). 입구 계곡의 돌탑(아래)도 이채롭다.

    

        백담사 문학 템플스테이

   

만해스님 채취 배인 내설악 보금자리...  주말마다 운영…단체는 주중도 가능

      

누군가 영화를 제작한다면 그 소재를 인제 백담사에서 찾으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근현대 중요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현대 문학의 산실로, 내설악이라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사찰

이기 때문이다. 만해 한용운스님이 출가해 깨달음을 얻은 사찰, 다섯 살에 해탈을 이룬 오세암의 전설이

간직된 곳,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배지. 지금은 항상 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 무궁한 이야기꺼리

를 담고 있는 사찰이다.

템플스테이 운영지정사찰인 백담사를 지난 3일 찾았다. 전날 내린 눈이 설악산을 하얗게 칠해 놨다.

  

 <사질설명>  문학인의 산실 만해마을 전경.

 

근대 인물 가운데 적지 않은 유적지를 남긴 분이 만해스님이다.

출생지인 충남 홍성 생가에서, 입적한 서울 심우장까지 전국에 만해스님 유적지가 산재해 있다.

하지만 ‘만해스님’하면 유독 백담사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백담사 템플스테이 현장을 찾으면 그 궁금증

을 찾을 수 있다. 스님의 후학들이 백담사에 상주하면서, 문학을 이야기하는 까닭이다.

관리자가 출퇴근 하는 박물관이나 유적지가 아니라, 꿈틀꿈틀 움직이는 역사의 이음줄인 이유다.

 

“님만 님이 아니라, 기른 것은 다 님이다/

중생이 석가의 님 이라면, 철학은 칸트의 님이다/

장미화의 님이 봄비라면 마시니의 님은 이태리다/

님은 내가 사랑할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나니라/

연애가 자유라면 님도 자유일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이름 좋은 자유에 알뜰한 구속을 받지 않느냐/

너에게도 님이 있느냐/ 있다면 님이 이나라 너의 그림자니라/

나는 해 저문 벌판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고 헤매는 어린 양이 기루어서 이 시를 쓴다”

 

만해스님의 시 ‘군말’을 읽는 것으로 템플스테이는

시작된다. 그리고 ‘님의 침묵’을 읽는 것으로 템플스

테이는 마무리된다.

문학이 무엇인가. 더러운 물질을 빨아들이는 정수기

필터처럼, 마음을 정화시키는 역할이 문학에 주어진

사명이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부처님의 말씀 하나하

나를 소중한 문학작품에 비유하기도 한다.

백담사 문학 템플스테이도 ‘시’, ‘수필’에만 머물지 않

는다. 이곳에 오면 생활 자체가 문학이어야 한다.

글로 된 문학이 아니라 행동과 체험으로 느끼는 문학

활동이 백담사 템플스테이의 테마다.

‘소통, 그리고 나눔’, ‘시인과 함께 하는 꿈의 요가’, ‘차와 함께 하는 건강’, ‘아픔 환자를 위한 베품의

템플스테이’, ‘사진과 함께 가는 템플스테이’ 등

참가자의 성격에 따라 16가지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

다.  다시 ‘산’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백담사 계곡을 오르면서 산색(山色)이 원래 옥색이라

는 것을 알았다. 이전까지 흰색인줄 알았다.

바다는 파랑색, 탄광촌 인근의 물은 검정색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백담사 계곡물은 옥색이었다.

 

 

 

 

소나무의 푸른빛이 만들어내는 색일까. 저 물을 차마 손으로 뜰 용기가 나지 않는다. 옥색이 흰색 거품으로

사라질까봐서다.  사찰로 들어서는 다리에 서면 수천, 수만의 돌탑이 눈을 간지럽힌다. 돌 몇 개 얹은 탑이

지만, 세밀한 곳까지 정성을 담은 돌무덤을 보니 저절로 글 이 쓰고 싶어진다. 그래서 문인들이 백담사에

몇일이고 머물면서 창작활동을 하는 것인가 보다.

백담사를 찾은 지난 3일에 마침 35명의 장정들이 하루일정으로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인근 군부대 초임

장교들이다. “가장 인기가 좋은 까닭에” 초임장교의 인성 교육을 위해 빠트리지 않는 프로그램이 백담사

템플스테이란다.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힘찬 목소리로 ‘님의 침묵’을 낭독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나라를 잃은 설움과 고국에의 그리움을 담은 시를 읽는 초임 장교들의 마음에 ‘조국’이라는 단어를 그렇게

새겨 나가고 있었다.

템플스테이 사무실에 걸린 ‘아득한 성자’라는 시가 좋아 수첩에 적었다. 만해스님과 닮은 얼굴의,

백담사 회주 무산스님의 시다.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고/ 더 이상 더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 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 떼”

인제=안직수 기자 jsahn@ibulgyo.com

사진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사진설명>  지난 3일 군 장교를 대상으로 개최한 템플스테이.

   

백담사 템플스테이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상시로 운영되며, 단체의 경우 주중에도 무관하게 신청이 가능하다.

20명 이상 인원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불교체험 부분, 명상부분, 마음바꾸기 부분, 몸 바꾸기 부분으로

크게 4개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프로그램이 좋다는 소문에 지난해 기업단체 연수를 비롯해 8000명 이상이 백담사를 찾았다.

불교체험은 예불, 108배, 사경, 다도, 연꽃 만들기, 와선, 참회발원문 쓰기 등이 있으며,

자비명상, 걷기명상, 긍정명상, 차훈명상, 십장생명상 등 명상 체험 부분, 만드라, 이미지 크레이닝,

예술 테라피, 죽음명상, 치유명상 등의 마음 바꾸기 프로그램이 있다.

또 요가와 숲 체험, 산행, 불모도 등 마음 수련도 실시한다.

홈페이지(www.baekdamsa.org)를 통해 확인 및 신청할 수 있다.

전화 (033)462-5565

 

  

“마음의 번뇌 털어내러 오세요”

     

삼조스님 / 백담사

“백담사 템플스테이는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여러 가지 명상을 체험하며 마음의

평안과 휴식을 갖도록 합니다. 맑고 깨끗한 백담사에서 머무르면서 불교문화를

체험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백담사 삼조스님<사진>백담사 템플스테이의 특징을 내설악의 자연과 문학에서

찾았다. 그곳에 잠시 머무는 것 만으로도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된다는 것.

게다가 “전국 최고의 프로그램 진행 능력을 갖춘 백거ㆍ대현스님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참가자와 시기에 따른 맞춤형 불교문화체험 프로그램이 특징입니다.

명상과 몸ㆍ마음 바꾸기 등 프로그램으로 건강한 마음을 회복하여 일상으로

돌아가서 힘차게 생활할 수 있는 힘을 드릴 것입니다. 아름다운 내설악 백담사에서 열리는 행복한 여행에

모든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백담사에는 보살선방이 따로 마련돼 있다. 참선수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다. 삼조스님은

“올 봄에 수세식 화장실, 샤워실 등이 딸린 템플스테이 전용공간을 추가로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