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템플스테이와 부처님이야기

높지도 낮지도 않는 곳에 목탑도량 놀라워라= 진천 보탑사

백련암 2009. 12. 1. 03:53

진천 보탑사와 탑(塔)

<사진설명>

1996년 완성된 보탑사 3층 목탑. 탑위에 올라가서 살펴보면 연꽃같은 산세 중심에 탑이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높지도 낮지도 않는 곳에 목탑도량 놀라워라

  

  보련산 연꽃술 자리에 도량 자리해   한층 한층 올라서면 신심 절로 생겨 
  
탑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탑에 얽힌 탄생설이 이를 대변해 준다. 모두들 한 번 쯤은 들어봤을 아사달

과 아사녀의 이야기를 비롯해 공주 청량사지 칠층석탑과 오층석탑의 전설, 신라시대 황룡사 9층 목탑과

자장스님의 이야기 등이 대표적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그 속에는 탑을 조성하며 진리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석공의 땀 한 방울이, 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다 못에 몸을 던진 여인의 눈물한줌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와 신앙의 모태가 된 이래, 자유자재로 모습을 바꿔가며 우리네 삶과 함께 살아온 탑.

지난 11일 찾은 진천 보탑사에도 뭔가가 있을 것만 같았다. 진천 연곡리에서 좁은 산길을 따라 자동차로

10여 분을 더 들어갔다. 그러자 나지막한 산 사이로 보탑사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목탑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주위 산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궁금증을 따라 가본

보탑사에는 5월을 맞아 만개한 원색의 연산홍이 먼저 오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보탑사 3층 목탑은 각층마다 부처님을 모셔진 불전형으로 지어졌다.

지난 1996년 완성한 목탑은 황룡사 9층 목탑과 인연이 있었다. 보탑사의 목탑이 황룡사 9층 목탑의 양식을

재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목탑은 탑신과 상륜부를 합친 높이만 43m에 다다른다.

14층 아파트와 맞먹는 규모라고 한다. 황룡사 9층 목탑의 웅장한 규모가 짐작됐다.

보탑사 3층 목탑의 가장 큰 특징은 오를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목탑은

조선시대 만들어진 2개 밖에 남아있지 않다. 하나는 보은 법주사의 팔상전과 화순 쌍봉사의 대웅전이다.

팔상전은 5층이고 쌍봉사는 3층으로 지어졌지만 모두 올라갈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아래에서 위까지

뚫려 있는 통층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탑사 3층 목탑은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설치돼 1층부터 3층까지 오르내릴 수 있다.

1층서부터 올라가는 내내 마음속에 감춘 들뜬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지만 계단을 한발씩 내딛을 때 마다

구법 길에 오르는 순례자로 변해가고 있었다.

드디어 3층. 외부에는 탑돌이를 할 수 있도록 난간이 설치돼 있어 문을 열고 나가봤다.

사찰 창건 당시만 해도 2층과 3층의 난간에서 탑돌이를 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드나들어 안전과 관리 때문에 개방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쉬웠다.

다행히 주지스님의 배려로 3층 난간에 나가볼 수 있었다.

난간을 따라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았다. 서서히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신라시대 때 처녀총각들

이 탑돌이를 하며 복을 받고 서로의 인연을 만나기도 했다는 풍습이 떠오르기도 했고

김현이란 화랑이 와 인연을 맺은 전설이 생각나기도 했다.

오를 수 있는 구조만으로 이야기보따리가 다 펼쳐졌나 싶더니 또 하나의 중요한 얘깃거리가 남아 있었다.

3층에서 내려다본 산세가 해결의 열쇠를 갖고 있었다. 발아래 펼쳐진 나지막하고 동글동글한 산은 주지

능현스님이 일러준 것처럼 활짝 피어있는 연잎을 연상하게 했다.

겹쳐져 있는 산은 보탑사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 중심에 보탑사가 자리해 있다. 이곳을 풍수지리적으로 ‘연꽃형’이라고 한다. 목탑이 세워진 곳은 꽃술에

해당하는 위치라고 한다. 보탑사가 완공됨으로서 연꽃에 꽃술을 달아 준 셈이 됐다. 이곳은 거대한 연꽃이

피어있는 자리였다. 목탑을 감싸고 있는 나지막한 산 이름도 보련산(寶蓮山)이다.

절이 위치해 있는 마을 이름도 연곡리(蓮谷里)다. ‘진리’를 상징하는 연꽃과도 깊은 인연이 있었다.

아름다운 절경과 함께 비구니 스님들의 불법홍포에 대한 원력이 담긴 보탑사는 모두에게 활짝 열린 사찰이

었으며 안으로는 창건의 뜻을 이어 1000년, 아니 그 이상 부처님 법을 전하는 전법도량이 될 사찰임이 분명

했다. 주지 능현스님은 “성보문화재로 남길만한 불사를 하고 싶었다”면서 “보배로운 탑이라는 이름에 걸맞

게 부처님의 법을 전하고 오는 이들에게는 행복을 전하는 도량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천년을 이어갈

보탑사. ‘소원’이라는 등을 밝히고 보탑사에서 탑돌이를 해봄이 어떨까.

보탑사는… 황룡사 목탑양식 현대에 재현

진천 보탑사(주지 능현스님)는 충북 진천시 연곡리 보련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창건주는 서울 돈암동에 삼선포교원과 삼선승가대

학을 건립한 지광스님이다.

1991년 터를 잡고 1996년 3층 목탑이 완성됐으며 2003년에 불사가 끝났다.

1층은 대웅전, 2층은 법보전, 3층은 미륵전으로 이뤄져 있다. 대웅전에는 사방불이 모셔져 있으며

법보전에는 가운데에 윤장대를 두고 법화경 석경을 봉안했다.

 

 

윤장대에는 8만 대장경 번역본과 17만 자의 한글법화경을 총 9톤 무게의 돌 판에 나눠새겨 안치했다.

미륵전에는 금동 미륵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각 층 외부에는 탑돌이를 할 수 있도록 난간이 설치돼 있다.

<사진설명>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목탑 3층에서 탑돌이를 하고 있는 장면.

보탑사에는 그밖에 장수왕릉을 재현해 만든 지장전, 너와지붕을 얹은 귀틀집 형식의 산신각,

부처님과 십대제자.십육나한.오백나한을 모신 영산전과 부처님의 열반상을 보신 법당인 적조전,

전통 통나무 건축 방법으로 지은 귀틀집 산신각, 범종각, 법보전 등이 조성돼 있다. 경내에는 보물 제404호

로 지정된 고려시대의 석비인 ‘진천 연곡리 석비’도 있다.


보탑사 템플스테이는…매주 토·일요일 상시운영

<사진설명>

참가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모양의 소원초를 만들고 있다.


보탑사 템플스테이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상시

로 운영된다.

나만의 소원초 만들기, 탑돌이, 동서남북 보련산 바

라보며 새벽요가하기, 인절미 쑥개떡 만들기, 야생화 나들이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학교 부적응 청소년대상 템플스테이 대안교육은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다. 2박3일과 4박5일 단위로 실시하고 있으며 우선 예약이 필요하다.

템플스테이에서 활용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나를 돌아보는 시간, 부모님께 편지쓰기, 앞으로의 계획 세우

기, 자율정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의 신심을 단련시키고 있다.


보탑사 템플스테이는 현재 전화로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6월 말 경부터는 홈페이지가 개설돼 인터넷을

통해서도 신청이 가능해진다. (043)533-6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