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템플스테이와 부처님이야기

“길이 끝나는 그곳엔 희망이 있다”= 해남 미황사

백련암 2009. 12. 1. 04:23

미황사와 땅끝마을

한반도 땅끝 해남에 위치한 미황사 전경. 

“길이 끝나는 그곳엔 희망이 있다” 

땅 끝 아름다운 절에 가면    ‘참사람의 향기’가 ‘그윽’



우리나라 육지의 최남단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그 곳 갈두리 사자봉 극남 북위 34도17분38초, 동경

126도6분01초 땅 끝의 의미를 새긴 토말비(土末碑)

가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시작되는 길,

끝점에 서서 얽히고설킨 고를 시원스럽게 풀기 위해,

자신과의 싸움인 삶으로부터 희망을 찾기 위해 우리

는 뭍이 끝나는 곳에 섰을 때 비로소 다시 새로 시작

할 길을 발견한다.

장엄한 일출과 아름다운 일몰을 함께 할 수 있는 곳,

그래서 절망을 털고 아름다운 희망을 안고 가는 해남

의 땅끝 마을. 백두대간의 혼이 마지막 타올라 기(氣)

와 력(力)이 모인 이곳 ‘땅끝 희망점’에서 이제부터

희망을 노래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

(‘땅 끝의 희망점’에서)


 

<사진> 땅끝마을에 위치한 토말비.


 

 

 

 

 

끝은 돌아서보면 시작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 희망점이다.

5월28일. 급작스럽게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하루 앞둔 이날 중.고등학생 400여명이 이곳을

돌아 다시 자기가  있어야 할 곳으로 출발하고 있었다.


희망찬 일출, 꿈과 낭만이 깃든 환상적인 낙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해남의 땅 끝 마을이라면 이 모든 것

을 안고 사람의 내면까지 맑게 해주는 곳이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 미황사(美黃寺)다.

‘남해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489m) 서쪽, 우리나라 육지의 사찰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자리한 미황사

의 명성은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낄 때 최상, 직접 체험해 보면 알 일이다.

산자락과 잘 어울리는 위치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절터와 대웅보전의 앉음새는 편안함 그대로다.

특히 대웅보전 주춧돌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거북, 게 등 바다생물이 새겨져 있으며, 가뭄이 들 때

걸어놓고 기우제를 지내면 비를 내리게 한다는 괘불(보물1342호)과 대웅보전이나 응진전 안벽과 천장에

그려진 18세기의 벽화들, 응진전과 명부전 안에 모셔진 보살, 나한, 동자, 신장상 등 조각을 살피는 재미

도 크다.



대웅보전 앞마당에는 긴 돌확이 있어 항시 맑은 물이 찰랑거리고, 그 앞을 가로질러 오른쪽 숲속으로 난 길을

들어서서 소나무와 동백나무 사이로 길을 따라 10분 정도 가면 부도밭에 닿는다.

부도마다 거북, 게, 새, 연꽃, 도깨비 얼굴 등이 새겨져있어 한적한 산속에서 뜻밖에 꾸밈없는 표정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 부도전.


미황사가 그 무엇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것은 ‘사람의 향기’다. 시골마을과 사찰을 한마당으로 만든 곳

이다. 부처님오신날엔 스님들이 직접 ‘마실 돌기’를 한다. 마을의 우물과 주민들의 집안으로 들어가 지신밟기와 같은 발걸음으로 위안을 주고 일일이 축원을 해준다. 그러면 주민들은 초를 꽂았던 쌀을 스님의 바랑

에 담아 뜻하지 않은 탁발을 하게 된다. 모아진 그 공양미를 스님들은 다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내고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노래마당을 절마당에서 열어준다. 주민들이 마련해온 음식과 절음식이 한데 어우러져

산사와 마을주민은 어느 새 하나가 된다.

절은 늘 주민들의 마음속에서 어울림마당이 되어 주민들에게 ‘절이 곧 내 집’이다. 괘불재와 작은음악회 등

수 천명의 인원이 미황사를 찾을 때면 주민들은 어느 새 자원봉사자가 되어 있다.

뒤돌아보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달마산의 속살이, 풋풋한 사람의 향기가 발길을 더디게 한다. 

미황사 템플스테이 제대로 즐기기 …

걷기ㆍ좌선ㆍ스님과 차담    모든 것이 명상이고 수행



한화그룹의 한 계열사가 올여름 템플스테이를 위해

미황사와 조율중이다. 총인원은 600명 대규모다.

하지만 미황사에서는 “40명씩 15주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라며 특별히 준비할 것도, 분주할 것도 없다

는 분위기다. 고요할 뿐이다.

미황사의 템플스테이는 1년 365일 이루어지는

일상속의 사찰체험 프로그램이다.

말 그대로 산사체험이기 때문이다.

 

      <사진> 울력.

 

스님들과 함께 절에서 머물며 예불, 참선, 차를 마시는 일상의 절 생활을 겪어보는 것이다.

바쁘고 지친 요즘 사람들에게 절에서의 생활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를 가져다준다.

언제나 가능하며 기간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참가자가 1주일 안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성인은 1박2일 기준 5만원, 청소년은 2만원, 초등학생은 1만원, 유치원생은 참가비가 없다.

홈페이지(www.mihwangsa.com)나 전화(061-533-3521)로 접수하고 훌훌 떠나기만 하면 된다.

단 일단 절에 들어오는 순간 세 가지만 염두에 두면 최고의 체험을 할 수 있다고 미황사에서는 권한다.

첫째 ‘버리라’는 것이다.

“정말 모든 것을 다 잊고 훌훌 떠나야지!”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기 전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한 가지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조금도 변하지 않는 자신을 그대로

가져간다면 어디를 가나 마찬가지다. 변함없이 이전의 ‘나’가 따라다니는데 어떻게 변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다. 그래서 내가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을 다 버리고 어린아이 같은 열린

마음만 가지고 가야한다.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떠나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자신의 섬’에 조용히 거(居)하라는 것이다.

혼자 있다는 것은 높은 산에 홀로 거한다거나 깊은 숲속의 오두막에 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 혼자 있다는 안정된 가슴이 있다는 말이다. 안정된 가슴은 사람이 많다고 어수선해지지 않는 힘,

과거의 슬픔이나 미래의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힘이다.

이 두 가지를 알게 되는 순간 걷기명상 좌선, 차 명상 등 모든 것이 명상이고 수행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오전 예불(04:00), 참선, 행선(06:00), 아침공양(06:30), 울력(07:30), 자유수행(08:30), 점심공양(11:30).

다시 자유수행(12:30), 대중 사찰습의(16:20), 저녁공양(17:00), 예불 참선(18:00), 차담(19:00),

자유수행(21:00), 취침(22:00).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미황사 주지 금강스님은

“템플스테이는 바쁘지 않은 가운데 휴식을 겸하는 것이기 때문에 절의 한가함 속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한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시작되는 ‘참사람의 향기’는 5년째 지속되면서 ‘수행도량 미황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전남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 사찰중 템플스테이를 운영한 곳은 모두 13곳으로 외국인

1257명을 포함해 2만2221명이 참가했다. 이중 가장 많은 사람이 다녀간 곳이 해남 미황사로 5118명이다. 어린이 한문학당, 청소년 문화학교, 365일 상시 템플스테이 운영, 7박8일 본격 수행프로그램

‘참사람의 향기’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발을 땅끝마을로 옮기게 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