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템플스테이와 부처님이야기

직소폭포 물줄기에 속진번뇌 녹여볼까 = 부안 내소사

백련암 2009. 12. 1. 05:18

부안 내소사 트레킹 템플스테이

내소사 가는 길목에 또다른 즐거움 유채꽃밭

◈직소폭포 물줄기에 속진번뇌 녹여볼까?

                           <사진설명> 내소사 입구 일주문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약 1Km 정도의 길에 울창하게 들어선 전나무 숲길.

부안은 축복받은 땅이다.

변산반도의 절경을 품에 끼고 도는 채석강과 적병강이 사람들의 마음을 안온하게 만들고, 곰소의 갯벌은 넉넉한 인심을 부추긴다. 곳곳에 만들어진 해수욕장은 사람들의 번뇌를 씻어주는 성소(聖所)가 된다.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이고  여기에 능가산 안에 백제 무왕 때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내소사는 속진번뇌를 녹여줄 부처님 도량으로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찰입구에 들어서면 울울창창(鬱鬱蒼蒼)한 전나무 숲이 코끝을 시원하게 해 준다. 어디 전나무 뿐이랴. 능가산에서 흘러내리는 산정기와 내소사의 향(香)내음이 어지러운 마음을 정돈시켜 준다.

그래서 내소사 템플스테이에는 서울 부산 등 외지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내소사 전경

 

 

대웅보전

 


대부분의 템플스테이는 ‘산사에서 하룻밤’을 머물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내면의 통찰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준비하고 있다. 내소사 역시 이러한 프로그램이 한 축을 이룬다.

여기에 내소사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인 ‘트레킹 템플스테이’가 있다.

1박2일과 2박3일에 맞춰 전나무 숲길과 능가산을 오르내리는 코스인 트레킹을 주요 프로그램으로 하는 ‘트레킹 템플스테이’는 산행과 수행을 병행할 수 있는 특색이 있다.

산행은 내소사에서 내변산으로 이동해 탐방소를 거쳐 → 직소폭포 →제백이 고개 → 관음봉 삼거리 →전나무 숲을 거쳐 내소사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에서 진행된다. 소요시간은 3시간가량 걸린다. 트레킹을 위해서 야채김밥을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도 있다.

울울창창한 전나무 숲 걸으며 삼림욕

 

천년고찰 전설 들으며 과거와 대화도


산길을 거닐면서 산과 대화하고, 자신과 대화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지혜를 발견하는 게 트레킹의 목표다.

내소사 템플스테이를 지도하고 있는 총무 만경스님은 “직소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의 시원함을 가슴에 품으며 내변산을 가로 질러 내소사에 이르는 트레킹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내소사 트레킹 템플스테이에  참 잘 왔다고 한다”고 말했다. 
 

트레킹과 더불어 천년고찰의 향기를 체험해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대웅보전의 검박한 자태와 건축기법은 어느 사찰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예술적 가치를 떠나 대웅보전의 공포(包)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옛날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대웅보전에 얽힌 설화도 재미나다.

 

이곳에는 남쪽 천장의 한 곳에 목침 한 개가 비어 있다. 여기에 얽힌 사연은 이러하다.

“청민선사가 내소사를 중건하며 대웅보전을 맡을 목수를 불렀는데 목수는 며칠 동안 묵묵히 나무만 다듬었다. 말 한마디 하지 않고 나무만 깎고 있으니 장난기가 발동한 한 사미승이 목수가 깎는 나무토막 하나를  몰래 감추었다. 드디어 나무를 다 깎은

목수는 나무토막의 수를 헤아렸고 하나가 부족한 것을 알게 되었다.

목수는 자신의 수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청민선사에게 절을 지을 수 없다고 했지만 청민선사가 하도 간청해 불사를 계속하기로 했다. 나중에 목수는 사미승의 소행임을 알게 되었지만 부정 탄 재목은 쓸 수가  없다고 하여 그 나무토막을 빼고 법당을

완성했다고 한다.”

대웅보전 안에는 후불벽화로 ‘백의관음보살좌상’이 그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후불벽화로는 가장 큰 규모다.

황금빛 날개의 새가 그렸다는 전설이 있는데 자세히 살펴보면 전설처럼 인간의 솜씨로는 그릴 수 없는 성스런 그림으로 보인다.

 

내소사의 아름다움을 더해 주는 것은 대웅보전의 꽃살문이다. 현존하는 꽃살문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되는 꽃살문에는 해바라기, 연꽃, 국화꽃이 새겨져 있는데 그 새간 모양이 문마다 다르고 매우 섬세하다.

내소사는 템플스테이를 시작할 때부터 잘 준비했다. 2006년 새해맞이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방문객을 맞이한 내소사는 2개동의 요사채 공간을 새로 건립해 전용수련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내부 시설도 이용객이 머무르기에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현대식으로 만들어졌다.

만경스님은 “내 집 같은 생활공간에서 천년고찰의 향기를 느끼고 산행을 통해 심신을 닦을 수 있다고 알려져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서도 오는 분들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말했다.


◇ 내소사 템플스테이는…

트레킹, 참선수행, 휴식형 등 3가지

7~8월에는 트레킹에 갯벌체험 병행

내소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유형은 세가지다. 참선수행 템플스테이와 휴식형 템플스테이, 트레킹 템플스테이가 그 것. 이중 가장 특색있는 프로그램이 ‘트레킹(treking) 템플스테이’다. 사찰에서 머물고, 산과 계곡을 걸으며 사색을 즐기는 유형이다. 산 정상을 향해 질주하는 등산과 달리 대자연을 감상하고 역사와 유래를 함께 학습하는 프로그램이다.

트레킹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는 예불, 좌선, 발우공양, 차담, 야채김밥 만들기, 트레킹교육, 역사.유래 해설, 무정설법 나누기 등이 주를 이룬다.

 

트레킹에는 국립공원 변산반도 탐방지원센터의 협조도 받는다.

올해 여름철에는 트레킹 템플스테이에 갯벌체험도 병행한다. 장소는 변산반도의 모항에서 이루어진다.

모든 템플스테이는 1박2일이나 2박3일 혹은 3박4일 일정으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진다. 휴식형은 맞춤형으로 일정을 조정할 수 있으며 연중 가능하다. 이에 비해 트레킹이나 참선수행은 일정이 있어 홈페이지나 전화로 신청해야 가능하다.

자세한 일정은 내소사 홈페이지(www.naesosa.org)에서 안내하고 있다.

◇ 인터뷰 /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만경스님

“산.바다가 있는 산사체험으로 마음속 번뇌 녹이고 가시길…”

 

“내소사 템플스테이 동참자는 80%가 타종교인입니다. 불자는 20%밖에 되지 않지요. 하지만 템플스테이를 마치고 갈 때는 모두가 ‘참 소중한 체험을 하고 간다고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내소사 템플스테이를 지도하고 있는 만경스님(총무.사진)은 타 종교인이 많이 찾는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일전에 한 가족이 템플스테이를 하고 돌아가는 날 자신들은 교회 집사이고, 권사라며 불교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가지고 돌아간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같은 특색에 맞추기라도 한 듯 내소사는 참가자들에게 불교의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스님은108배를 할 때도 김영동의 ‘생명의 소리’ CD를 활용해 자신의 내면을 찾는데 도움을 준다고 했다.

거리가 멀어 교통이 불편하지만 매달 50~60명이 꾸준히 찾는 이유에 대해서도 스님은 “변산의 산세가 워낙 좋고 천년고찰의

향기가 남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템플스테이에 동참하는 분들에게는 참선과 요가를 병행해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주는데 소홀함이 없게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올해 여름철부터는 트레킹과 더불어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더욱 다양한 템플스테이가 되도록 만들었다”며 “내소사에 와서 차 한잔을 마시며 마음의 여유를 찾고 산과 바다를 보며 마음 속 찌든 번뇌를 훌훌 털어버리시라”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