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템플스테이와 부처님이야기

“지역문제 화두 삼아 同苦同樂하지요” = 나주 심향사

백련암 2009. 12. 1. 13:55

나주 심향사 건달바

“지역문제 화두 삼아 同苦同樂하지요”

                                           ▲심향사 템플스테이가 진행되는 설법전 건물.▲

 

                                    ▲ 나주 시내와 평야를 바라보고 서있는 천년고찰 심향사.▲

                           ▲심향사는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템플스테이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방학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을 초청해 진행한 템플스테이 모습.▲

 

흔히 주먹패를 일컫는 ‘건달’은 원래 불교 소속이다.

불교가 순수 창작한 작품은 아니고 힌두교에서 빌어왔다. 인도의 신이었다. 춤과 음악을 관장한다.

아마 놀고 먹는 짝패와 연결 짓다 보니 건달로 연결된 듯하다. 건달바는 향(香)을 먹고 산다.

그래서 건달바를 심향(尋香)이라고 한다. 전남 나주 심향사(尋香寺)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

 

 

이주노동자 초청해 ‘화합 한마당’열고

 

농촌어린이도 전통문화 체험 인연 맺어

 

 

심향사는 나주 시내에 자리하고 있다. 전라도가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에서 비롯된 것에서 보듯

나주는 호남을 대표하는 고장이었다. 넓은 나주 평야에다 호남의 젖줄 영산강이 흐르고 서해 앞바다가

지척인 살기 좋고 인심 넉넉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옛 영화가 많이 사라졌다.

광주 광역시의 배후 도시 쯤으로 격화된데다 전남 도청마저 목포 무안에다 내줘 도약의 동력이 많이 상실

됐다. 여느 지방 소도시처럼 나주는 농촌문제를 안고 있다. 농사를 지을수록 늘어나는 빚,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 노인 인구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인구 구성, 다문화 가정 등 보통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를 고스란히 갖고 있다.

나주 시내에 자리하며 나주와 함께 호흡하는 심향사 역시 지역 문제가 화두다.

심향사 템플스테이는 그런 점에서 철저히 지역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템플스테이, 실직자를 위한 템플스테이다.

심향사는 이번 여름방학 동안 나주 지역의 다문화 가정 어린이와 농촌어린이 30여 명을 초청해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템플스테이를 진행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템플스테이 동안 아이들은

다도, 그림자극, 봉숭아 물들이기, 비누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체험했으며 참가한 아이들과도

친교를 맺었다. 행사를 주관한 심향사 주지 원광스님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도 잘하고 똑똑해 한국의

보통 아이들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며 “오히려 일반 아이들이 다문화 가정아이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심향사 다문화가정 초청 템플스테이는 나주시청과 연계한 공익적 차원에서

진행됐다.

심향사는 얼마전에는 국내 거주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350여 명을 초청해 ‘화합한마당’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서는 와치사라 스님의 집전으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이 심향사 대웅전에서 법회를 봉행하고

스리랑카 전통음식을 함께 공양했다.

주지스님은 “스리랑카 정부군이 북부 타밀족 반군을 완전 섬멸하고 20여 년 간 끌어오던 스리랑카 내전을

종식시킨 기념으로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국내에 있는 근로자들이 스님들을 초청하고

심향사에서 후원한 바 있다”고 밝혔다.

심향사는 또 실직자 30여 명을 초청해 2박3일간 사찰에서 쉬며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사찰측은 실직자들이 조용히 쉬며 자신을 되돌아 보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편히 쉬고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주었다.

주지 원광스님은 “절예법, 다도 등 사찰에서 지켜야할 기본 예절 외에는 자율성을 부여했다”며

“108배도 원하는 사람만 참여토록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실직자들의 호응을 사

사찰을 호의적으로 대하게된 참가자들이 많았다.

심향사 템플스테이는 일정 프로그램 등이 다양하고 지역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것이 특징이다.

장시간 진행하는 템플스테이는 방학 때만 실시한다. 지난 방학 동안에는 일곱 차례 진행했다.

1, 3, 4차는 어린이 수련대회, 2차는 가족대상이었다. 다문화 실직자 대상도 이 중에 포함된다.

또 한번은 교회 신도들이 대상이었다. 다른 종교를 인정하는 진보적 성향의 목사와 교인들이

사찰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것이다.

심향사 템플스테이의 가장 큰 특징은 누구나 편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이나 가족이 언제든지 신청하면 원하는 날짜에 참여할 수 있다. 늘 열려 있고 준비돼 있는 것이다.

실제 평일 휴일 관계없이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고 싶다며 문의를 해온다.

심향사가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것은 3년전 부터다. 주지 원광스님이 지역민들을 위한 수련 프로그램을

생각하다 템플스테이를 시작하게 됐다. 템플스테이를 위해 문화사업단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시설도 마련

했다. 템플스테이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설법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법회를 볼수 있는 큰법당과

숙소가 마련돼 있다.

설법전 아래에는 넓고 깨끗한 식당도 갖춰져 있어 참가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끝없이 진화하는 심향사 템플스테이는 외국인들에게까지 확산된다.

심향사는 얼마전 영어에 능통한 템플스테이 전문가를 채용했다. 스님은 “광주 나주 등지에도 외국인이

많다. 이들은 한국의 명상 참선에 관심이 많지만 우리 사찰이 이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다”며

“앞으로 심향사는 외국인들을 위한 템플스테이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향사는 또 지역민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더 다양화 세분화해 운영한다.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반영한 영어 교육이나 농촌의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등도 앞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건달바가 춤과 음악으로 모두를 즐겁게 하듯 심향사는 나주 지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향과 같은 존재다.

 

                                                    # 주지 원광스님

 

나주시민 위한 천일기도 중 심향사는 현재 나주를 대표하는 사찰이 됐다.

6년 전 부임한 주지 원광스님〈사진〉의 지역민과 함께하는 헌신적 노력 덕분이다.

선원에서 수좌로 용맹정진하던 원광스님은 부임 후 지역주민을 위한 사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심향사는 현재 천일기도 중이다. 기도는 나주와 나주시민들을 축원하는데 집중한다.

천일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나주 지역의 현안을 놓고 세미나를 개최했다. 수입농산물 문제,

영산강 수질오염, 문화재 보존 등 지역의 현안을 모두 다루었다. 스님은 이를 화두 삼아 기도한다.

100일 마다 현안을 바꾼다. 1차 기도 주제는 나주시민의 안녕을 위해서였다.

지금은 농민들을 위한 기도 중이다. 종교화합을 위한 주제도 마련돼 있다.

심향사는 지역민들에게 문화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지역민들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했다.

벌써 4회째를 지냈다. 불교교양대학을 개설해 현재 10기생이 교육을 받고 있다. 자신을 위해 복을 비는

불교만 알았던 신도들이 그동안 많이 변했다. 불교신자는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주지 스님의 교육과

솔선수범 덕분이다. 신도들은 매주 월요일 독거노인을 돕는다.

일주일에 한번씩 반찬을 만들어 직접 배달한다. 이제 후원회도 만들어 자체적으로 비용을 충당한다.

반야노인복지센터를 운영하며 신도들은 노인요양사 자격을 취득해 직접 봉사하고 용돈벌이도 한다.

덩달아 포교도 한다. 어린이 법회를 개설했으며 신도들은 자모회 후원회를 만들어 돕고 있다.

스님은 “사찰 시각이 아닌 주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일을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심 속에 있으면서도 낯설었던 심향사를 나주 시민들은 이제 자신의 집으로 받아들인다.

쪾심향사 템플스테이는…

심향사 템플스테이의 가장 큰 특징은 맞춤형이라는 데 있다.

첫날 오후2시 입재해 발우공양 습의를 진행하며, 오후에는 사찰별, 단체별 특성에 따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통문화체험, 수행, 불교문화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둘째날은 새벽예불과 불교식 선체조, 인근 암자 답사와 차담 시간으로 진행된다.

답사의 경우 나주천연염색문화관, 자연휴향림 등 특정한 곳을 원할 경우에 그에 맞춰 진행한다.

개인적으로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산책과 차담 등 휴식형태로 진행하며,

신청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

 

홈페이지(www.simhyangsa. or.kr), 전화 (061)334-2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