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설화 및 꽃의전설

화계사 오탁천 유래

백련암 2009. 12. 27. 03:49

화계사 오탁천 유래

서울시 강북구 수유1동 487번지에 위치한 화계사 옆에는 ‘오탁천(烏啄泉)’으로 불리는 약수가 있다.

이 우물은 예로부터 피부병을 고친다는 영험이 전해지고 있다.

 

구한말 흥선대원군도 이곳에 와서 피부병을 고쳤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까마귀가 쪼아서 만들었다는 이 우물에 얽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까마귀가 부리로 쪼아 영험한 우물을 파다

 

어머니 피부병 고치려 애쓰다가 죽은 아들

까마귀로 환생해 병 치료하는 우물 파 효도

 

“아이고 가려워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구나.”

옛날 한양 화계사 아랫마을 무너미골(水踰洞)에 몹쓸 피부에 걸려 고생하는 늙은 할머니가 살았다.

 

할머니는 어느 날 삼각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넘어지면서 이상한 약초가 몸에 닿았다.

 

그런 일이 있는 뒤로 몸이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며칠 있으면 깨끗이 낫겠지 뭐.” 할머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며칠을 지냈다. 그런데 가려움증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심해졌다.

 “왜 이러지? 그냥 피부병이 아닌 것 같아.”

 

그 물집은 더 큰 많은 곳으로 옮기면서 점점 더 커지지 시작했다.

“이거 안 되겠어. 무슨 치료 방법이 있을 거야.”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을 찾았다.  

"애야, 잠깐 방으로 들어와 보거라.”   "예, 어머니.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겁니까?”

 

 “응, 사실은 말이다. 요 며칠 전 산에 갔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는데 그 후부터 온 몸이 가렵고 물집이 생기지 뭐냐.” 

효성이 지극하기로 유명했던 아들은 깜짝 놀랐다.

 

“아니, 어머니. 그런 일이 있었으면 진작 제게 말씀을 해 주셨어야지요. 어디 봐요.”

할머니는 나이가 들도록 장가도 가지 않고 자신을 돌보는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됐다. 며칠 더 있으면 나을 거다. 내가 괜한 말을 꺼냈나 보구나.”

 

아들은 걱정이 됐다. 안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할머니에게 다시 말했다.

“어머니. 병을 그대로 두면 더 키우게 됩니다. 그러지 마시고 저에게 한번 보여 주세요.” 

는 수 없이 할머니는 벽으로 몸을 돌려 웃옷을 벗어 아들에게 보여주었다.

 

“어머니, 안되겠어요. 상처가 너무 심해요. 짓무른 상처가 너무 커요.

이 정도가 되면 무척 가려웠을 텐데, 어떻게 가려움을 참으셨어요?”

 

아들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상처를 치료할 약도 별로 없었거니와 하루하루 산에 나무를 해서 양식을 구해 먹는 어려운 처지여서

좋은 약을 구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웠다.

 

아들은 밤늦도록 하늘을 쳐다보며 궁리를 해 보았지만 뾰족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무슨 방법이 있겠지. 오늘은 늦었으니 자야겠다.”

다음날 아침 아들은 평소보다 한 시간 더 일찍 일어났다. 좀 더 많은 시간동안 약초를 구해 볼 작정이었다.

 

“어머니, 오늘 좀 늦을 거예요. 제가 삼각산에 가서 어머니 상처를 치료할 약초를 찾아 볼게요.”   “...”

할머니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산에 가거든 조심하거라.”   네, 어머니. 걱정 마세요. 이래 봐도 30년 동안 산을 다닌 아들 아닙니까.

어디에 무엇이 있는 것쯤은 다 알아요.”

 

일찍 삼각산에 올라 온 아들은 화계사 부처님을 찾았다.

“부처님, 저희 어머니가 산에서 피부병을 옮아 고생하고 있습니다.

부디 산신님께 부탁해 피부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찾게 해 주세요.”

 

아들은 호미를 걸망에 챙겨 넣고 산길을 올라갔다. 한참 산길을 올라가는데 수염이 하얀 노인이 나타났다.

“젊은이, 산에 가시는가 보오.”  

예, 어르신. 사실 저의 어머니께서 피부병에 걸려 고생을 하고 계셔서 삼각산에 오르려던 참이 었습니다.

그럼 이만….”

 

아들이 길을 떠나려고 인사를 하는데 노인이 길을 막았다.

 “이 보오. 피부병에는 석창포가 제일이오. 삼각산에 이 약초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소.”

 

아들은 눈이 확 트였습니다. “석창포라고요. 어떻게 생겼습니까?”

“으음. 생긴 것은 꼭 창포같이 잎이 넓고, 매끈하오.

만져보면 보들보들하니 이것을 뜯어 끊인 물로 상처를 씻으면 분명 상처가 아물 것이오.

 

이 식물은 습기가 많은 곳에 자라니 웅덩이에 물이 고인 곳을 집중적으로 찾아 보도록 하시오.”

노인의 말에 아들은 다시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산으로 올랐다.

하지만 바위가 많은 삼각산 어느 곳에서도 석창포라는 식물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정말 석창포가 있기는 한 것일까?”

아들은 석창포를 찾다가 저녁이 다 되어서 산을 내려왔다.

다음날 아들은 아무리 산을 뒤져 봐도 석창포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간 어느날 밤 아들의 꿈에 노인이 나타났다.

 

“너는 효심이 지극하고 마을 어른들께 예의를 잘 지킨다는 칭찬이 자자하더구나.

그래서 내 특별히 너에게 너의 어머니 피부병을 고칠 수 있는 장소를 일러 주겠으니 잘 듣거라.”

 

“감사합니다. 도사님.”

 

이후 노인는 아들에게 그 장소를 일러 주었다.

 

“이 절을 내려가면 화계사라는 절이 나올 것이다.

그 절 오른쪽 느티나무 아래 나뭇잎들을 걷어 보면 거기에 어머니의 피부병을 고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야.”

 

다음날 일찍 아들은 화계사 옆 느티나무 아래로 내려가 주변을 살펴보니 커다란 바위가 하나 나왔다.

그 위에 우물이라는 뜻의 정(井)자가 보였다.

 

“이 밑에 약수가 있을 거야. 그 물을 어머니가 드시면 피부병이 나을 거야.”  그러나 아무리 파도 샘물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단단한 바위만 나왔다. 아들은 점점 지쳐갔고 건강했던 몸은 뼈만 앙상하게 남았다.

 

“저 사람 저러다간 죽겠어. 쯔쯧.”   어머니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수를 파던 아들은 그만 힘이 빠져 죽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듣게 된 어머니는 이 세상 모든 것을 잃은 듯했다.

“아이고, 아들아. 나는 세상 살 만큼 살았는데 왜 나를 두고 네가 먼저 가버렸느냐?”

 

아들을 땅에 묻은 뒤 어머니는 자신도 죽을 각오를 하고 아들이 우물을 파던 곳으로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는 까마귀가 계속 우물을 파고 있었다.

 

까마귀는 몇 번 바위를 쪼고 난 뒤 위를 쳐다본 뒤 다시 바위를 계속 쪼고 있었다.

 

“아들아. 네가 죽어서라도 이 어미의 병을 고치려고 까마귀로 환생을 했구나. 엉 엉.” 

으려고 우물터에 갔던 할머니는 아들의 지극한 효성에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도저히 아들을 따라 죽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머니는 매일 까마귀로 환생한 아들을 위해 먹을 것을 갖다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까마귀가 우물 밖으로 날아 올라왔다.

 

“왜 그러느냐, 아들아. 무슨 일이 있는 것이냐?”

까마귀는 나뭇가지에 앉아 잠시 무슨 소리를 낸 뒤 삼각산으로 훌쩍 날아가 버렸다.

 

그러자 우물 안에서 갑자기 무슨 소리가 들여왔다.    쏴아, 쏴아, 쏴아.”

     

우물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고 있었다. 할머니는 이 약수를 먹고 피부병을 깨끗하게 고쳤다.

 

이런 일이 일어난 뒤부터 마을 사람들은 이 우물을 까마귀가 바위를 쪼아서 만들어진 샘이라는 뜻에서

오탁천(烏啄泉)’이라 불렀다.

몇년 전까지 오탁천은 수유동 주민들이 즐겨 찾는 약수터로 자리했으나 요즘은 오염으로 인해

 ‘음용불가’ 판정을 받아 옛날 영험이 잊혀져 가고 있다. 

 

 여태동 기자

 찾아가는 길 /

지하철을 이용할 때는 4호선 수유역 3번 출구로 나와 2번 마을버스를 타고 한신대학이나, 화계사 앞에서 내린다.

(02)902-2663

 

참고 및 도움 /

화계사 옆 오탁천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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