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북도 = 心 산사 길없는길

구례 화엄사 구층암

백련암 2012. 5. 16. 03:23

구층암의 역사는 <구층대상량문>(1937)과 <봉성지>(1800), <중수구층암기>(1899), <화엄사사적>(1924)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서 구층암(九層庵)은 인조 24년1646년에 중창되었다고 하였으나 이 연도는 2차 자료에 근거한 것으로 향후 비공개 자료인

여러 중수기를 확인해 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개된 여러 자료의 정황상 1647년 무렵에 중창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구층암,  즉 노고단에서 화엄사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는 길목에 있다.

 

본래 구층암은 구층대(九層臺)로 인조 25년 丁亥年(1647)에 중창되었으며, 1902년 진해(進海)스님이 중수, 1937년 丁丑年 5월 19일

개수(改修), 1998년 12월에 화엄사주지 종걸스님이 본존요사(本尊寮舍)보수중 상량문을 보니 "구층대"라고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구층암에는 9층의 석탑이 있었습니다. 현재 요사(寮舍)앞에 있는 석탑은 3층의 옥개석(屋蓋石)을 유지하고 있으나 기타 탑재(塔材)들은

도량내에 산재(散在)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석탑은 약 3.5 m 로서 탑신 남면에는 여래좌상(如來坐像)이 조각 되어 있습니다.

부처님 천분을 모신 천불보전(千佛寶殿)과 칠성,산신,독성을 모신 수세전(壽世殿)외 요사 2채가 있습니다.

천불보전앞에는 약 3m 석등(지방문화재 132호)와 배례석(拜禮石)이 있습니다.

 구층암 요사에 쓰인 기둥으로 나무를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여 소박한 자연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층암 가는 길에 뒤돌아본 각황전

 

구층암 가는 길에 뒤돌아본 각황전

 

禪燈律院 = 선원과 율원이 함께 (구층암의 선방 지금은 이곳으로...)

구층암 가까운 곳에 선등선원이 설립됨으로써 구층암은 이제 선방의 역할을 다하게 되었다.

그러나 선원, 강원, 백련결사 도량, 비구니 도량, 용맹정진 도량으로 쓰였던 역사를 거쳤던 만큼, 구층암의 건축에서나 자연환경에서나

그 풍모를 간직하고 있음은 당연하다. 바로 이것이 구층암에 들 때 은은히 번져오는 첫 인상의 근원일 것이다.

 

길게 잡아 이삽십 여년 간의 암흑기와 전란기를 빠져나온 화엄사는 도광스님이 주지를 하면서 오늘날의 가풍을 확립하기에 이른다. 도광스님은 1969년부터 1975년까지 화엄사 주지 소임을 맡으면서 봉천암, 구층암에 용맹정진 선원을 개설하였으며, 이에 전국의 제일납자들이 생사를 내놓고 정진하였다.

그 당시 전강스님이 한 시절 봉천암에 조실로 있기도 하였으며, 일타스님 역시 구층암 선방에 방부를 들이기도 하였다.

 

 

 대나무 숲을 지나야 구층암이 나타난다.

화엄사의 바로 윗편의 구층암 일대로 비정함이 타당하다.

“절은 대숲에 있었으며, 누 앞으로는 긴 시내가 있어 대숲 아래로 소리를 내며 흘렀다”는 묘사는 현재 구층암 일대의 풍경과 하등 다를 바 없다.


=구층암입구 대나무숲의 일주문=

 

계곡을 따라 대숲을 지나 구층암에 들어설 때 제일 먼저 맞는 뜨락에 오르면 왼편으로는 삼층석탑이 서 있으며,

현재의 삼층석탑 한 기는 사실 1961년에 각황전을 중수할 때 구층암 주위 사방에 널려 있는 부재들을 수습하여 세운 것이지만,

석탑의 양식으로 보아 대략 신라말에서 고려초로 연대를 잡는다. 천불전 앞의 석등과 배례석 역시 비슷한 연대로 보며, 현재 화엄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고려시대 동종 역시 구층암의 옛 천불전 터에서 발굴된 것이다.

이들 석물들과 동종은 나란히 신라말에서 고려시대에 건립되거나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바, 현 구층암 사역은 적어도 이들 유물보다

앞서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삼층석탑= 정면

석탑은 약 3.5 m 로서 탑신 남면에는 여래좌상(如來坐像)이 조각 되어 있습니다.

듬성듬성 쌓아 놓은 신라말기에 만들어진것으로  보이는 삼층석탑 마져도 자연스럽게 보인다.

 

+옆면+

 

 구층암의 매력은 자연을 닮은 데 있다. 무엇 하나 자연을 거스르는 것이 없다

요사채의 모가나무 기둥은 단연 자연스러움의 으뜸이다. 


 기둥은 모가나무를 다듬지 않고 있는 그대로 가져다 썼다.

모과나무 기둥으로 유명한 구층암 본존요사. 현재 다실로 쓰이고 있는 이곳은 선방·강원·결사도량 등으로 쓰인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화엄사의 구층과 천은사의 수도와 내산사의 영원에서 사교를 수료”한 청하탄정 선사의 행장으로부터 1800년대 후반에

구층암이 강원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898년에 구층암이 중수되었다.

매천 황현은 중수된 구층암에서 이틀을 묵고서 쓴 <중수구층암기>에서 “기와와 서까래를 곱고 산뜻하게 일신하였다”고 썼다.

1901년에는 승려도속 60인이 구층암에서 백련사를 결사하고 발징화상의 유풍을 진작시켰다.

특히 1900년에는 청하탄정 선사가 견성당에 설선회를 설립하고 이듬해에는 경허선사를 모시고 상원암에다 선원을 복설하였는데,

이 상원암은 현재 구층암 일대에 포진하고 있는 여러 암자터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천불보전 = 현겁에 나타나시는 일천의 부처님을 모신 전각입니다.

천불보전 앞에도 모과나무가 있다.<2010년 사진>

 

 천불의 부처가 모셔져있는 불단


=주불인 석가모니불= 

영조 47년(1771) 봉암 장로가 구층암을 창건할 당시에 조성한 석가모니불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천불보전앞에 단아한 석등과 배례석 = 약 3m 석등(지방문화재 132호)

 

 

 요사채 역시 가운데 기둥이 가공되지 않은 모과나무 기둥임

 

천불보전 앞에 있는 모과나무  = 얼룩무늬가 군복을 연상시킨다. ㅎㅎㅎ

 

 

 

     수세전(壽世殿): 오래살라는 의미입니다                                                                     구층암 불전함                           

 

                                  수세전 칠성탱화                                                                                       수세전 산신탱화      

◈수세전에는 칠성, 산신, 독성각이 모셔져 있어야 하지만  현재는 독성님이 아직 모셔져 있지를 않다.         

 

                  감로수 뒤로 석물들이 보인다     

     

 

= 비구니 덕산스님의 공덕비=

구층암이 한때 비구니 도량으로 쓰였던 흔적은 천불전 화단에 세워져 있는 비구니 덕선스님의 공덕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비구니 법희선사가 한때 구층암에 머물러 수행했던 이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층암이 한 시절 한국 선불교의 선등이 가열하게 타올랐던 곳임을 알고 우리는 맑고 깨끗한 마음으로 대숲 아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어야 하겠다.


 

▶정찬주의 소설 <인연>에서 그려진 바 있으니 이를 소개한다:◀

방광의 이적을 보인 일타는 화엄사 선방에 하안거 방부를 들였다. 화엄사는 쌍계사와 달리 비구 대처 간의 시비가 전혀 없었다.

관광객이 드문드문 들르지만 수행하기에 아주 조용하고 기운이 좋았다.

 

더구나 선방으로 운용되는 구층암은 대웅전 바로 뒤 백여 걸음 떨어진 곳에 있는 암자인데도 경내와 달리 깊은 산중처럼 적막했다.
구층암의 천불전이나 요사채도 대웅전처럼 4백여 년 된 건물이었다.

그러니 구층암 선방은 스님들이 기거하는 단순한 방이 아니라 지리산 산신령이 드나들고 조왕신이 상주하는 신령한 공간이었다.


구층암 선방 너머로는 지리산 계곡물이 소리쳐 흐르고, 천불전 계단 옆에는 모과나무 꽃이 만발해 있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지리산에 자생하는 모과나무였다.

고목이 되면 목재로 사용하는 듯 구층암에는 울퉁불퉁한 모과나무 기둥들이 기와지붕을 떠받들고 있었다.


일타는 모과나무 기둥 사이의 마루에 앉아 가부좌를 틀었다.

구층암에서 서른 걸음 거리에 자리한 암자가 봉천암인데, 이곳에 전강이 화엄사 선방의 조실로 머물고 있었으므로 화엄사 스님들은 봉천암을 조실채라고 불렀다.

= 정찬주의, <인연> 중에서...

 

 ◈찾아가는 길 = 화엄사란에 보면 교통편이 있다  일단 화엄사까지 가서 대웅전 뒤쪽으로 아주작은 안내판이 눈에 들어올겁니다

그 길을 따라가면 됩니다.